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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토부, ‘안녕들’ 맞대응 여론전

등록 2013-12-20 08:27수정 2013-12-24 09:38

An image captured from YouTube of the video posted by the 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and Transport on Dec. 18.
An image captured from YouTube of the video posted by the 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and Transport on Dec. 18.
청와대 행정관, 관계부처에 이메일
철도 민영화 등 반대여론 대응 지시
국토부, 철도파업 비판 동영상 배포
청 “잘못된 정보 대응하라는 취지”
철도 민영화와 의료 민영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으로 퍼지는 가운데, 청와대가 이를 차단하기 위해 각 부처에 반박자료를 게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민영화에 반대하는 여론을 조직적으로 무마하려는 시도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한겨레>가 입수한 청와대 홍보수석실 박아무개 행정관의 이메일을 보면, 청와대는 각 부처에 민영화 반대 여론 차단을 지시하고 나섰다. 박 행정관은 이메일에서 “철도 민영화, 의료 민영화 등에 대한 온라인상 왜곡된 정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부처(국토교통부, 보건복지부)는 물론이고 관계 부처들의 온라인상 대응이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며 “부처 협력 홍보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금일 중으로 관련 콘텐츠(인포그래픽, 웹툰 등)를 제작하여 각 부처 협력 아래 온라인상에 확산될 수 있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상의 분위기가 오프라인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이메일은 18일 아침 8시께 문화체육관광부로 처음 전달됐으며, 이후 각 부처에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철도 민영화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였다. 국토부는 18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유튜브에 게시한 1분44초짜리 동영상(사진)을 확산시켰다.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이라는 자막으로 시작하는데, 시민 6명의 인터뷰 영상을 이어 붙여 철도노조의 파업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동영상 중간에는 “우리 국민들은 불법 파업으로 안녕하지 못하다” “전국민을 볼모로 잡는 것은 잘못” 등의 자막도 삽입돼 있었다. 특히 영상 마지막에는 “수서발 케이티엑스(KTX)는 민영화 아닌 코레일 자회사”, “직위해제는 인사대기, 곧바로 해고 아님”이라는 자막을 넣었다.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의 진원지였던 고려대 재학생 주현우씨의 대자보 내용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국토부는 18일 이 동영상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린 뒤, 19일 하루에만 150여건의 트위터 글을 게시하며 철도노조의 파업을 비판했다. 국토부의 트위터 공식 계정은 19일 이전에는 하루 평균 5~10건의 트위터 글을 게시해 왔다. 보건복지부도 18일 “의료 민영화, 정부도 반대합니다. 환자 중심의 원격의료로 지역 의료기관을 살리는 의료법인 건전성 확보 방안 등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우려하는 점에 대해선 충분히 의견을 듣고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을 만들겠습니다”라는 트위터 글과 함께 정부 공식자료 링크를 남겼고, 기획재정부도 18일 국토부의 철도 민영화 관련 트위터 글을 리트위트하는 방식으로 홍보에 동참했다. 청와대 이메일이 전달된 뒤의 일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에 대응을 지시한 바 없다. 철도 민영화나 의료 민영화 등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대해 대응하라는 것이고, 정부 정책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건 정부가 당연히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노현웅 석진환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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