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서울지역본부에서 최근 무량판 구조 공공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 누락된 단지 5곳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공공 아파트 단지의 전수조사 결과 발표 당시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 5곳을 ‘누락 정도가 경미하다’고 자체 판단해 발표에서 제외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엘에이치는 지난달 30일 전수조사를 실시한 91개 무량판 구조 아파트 단지 중 15곳에서 문제가 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 철근 누락이 발생한 단지는 20곳인 셈이다.
이한준 엘에이치 사장은 이날 엘에이치 서울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량판 구조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경영적 판단 아래 추가 발표를 하게 됐다”면서 “5곳은 철근 누락 정도가 경미했지만 이를 최초 발표에서 제외했던 것은 잘못이며 기강 해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철근 누락이 추가 확인된 5곳은 화성남양뉴타운 B10블록, 평택소사벌 A7블록, 파주운정3 A37블록, 고양장항 A4블록, 익산평화 등이다. 이 가운데 고양장항과 익산평화는 공사가 진행 중이며 나머지는 준공된 단지다. 이들 5곳은 지하주차장 기둥 가운데 전단보강근이 누락된 부분이 단지별 전체 기둥 156~1326개 가운데 3~4개로, 지난달 21일까지 모두 보강이 완료돼 안전 우려는 없다는 게 엘에이치의 설명이다.
엘에이치는 또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전수조사에서 1개의 단지가 추가로 누락된 점도 확인했다. 지난 9일 10개 단지가 조사 대상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이틀 만에 또다시 추가 누락 단지가 나온 것이다. 엘에이치는 이들 11개 단지에 대해 긴급안전검검을 진행 중이며, 주민과 협의 아래 신속한 보강 조처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민간이 설계·시공한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 70곳과 ‘재개발 사업’ 3곳 중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9개 지구에 대해서는 민간 사업자와 협의해 조속히 긴급 정밀 점검을 실시한는 계획이다.
이한준 엘에이치 사장은 철근 누락이 확인됐는데도 경미하다는 자체 판단으로 최고경영자에게 보고되지 않은 조직의 기강 해이 현상은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된 지 14년이 흘렀는데도 양사 출신 간부들의 보직 나눠먹기, 소통 부재 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사장은 “엘에이치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전체 임원 7명의 사직서를 받고 새 인사를 통해 엘에이치를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인사권자인 정부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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