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 구조 지하주차장에서 전단보강근(보강철근) 누락이 확인된 경기도 파주시 초롱꽃마을3단지(파주운정 A34)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천막이 쳐져 있다. 백소아 기자
철근 누락이 확인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 단지 무량판 구조 지하주차장에 대한 보강 공사가 9월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정부는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은 공법으로 보강을 하고 보강조처 뒤 정밀 안전 진단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입주민들의 피해 보상 및 재시공 요구가 커질 경우에 대한 대책은 아직 공백 상태다.
1일 국토교통부 설명을 종합하면, 엘에이치 15개 단지 가운데 3개 단지(충남도청이전신도시RH11·수서역세권A3·수원당수A3)는 이미 보강공사를 완료했고, 나머지 12개 단지는 8∼9월에 걸쳐 슬래브(지붕층) 보완이나 기둥 신설 등 보강공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입주가 완료됐는데 누락된 전단보강근(보강 철근)이 많거나 아직 누락 정도를 조사 중인 4개 단지(남양주별내A25, 음성금석A2, 공주월송A4, 아산탕정2-A14)는 9월 말이 되어서야 공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엘에이치 관계자는 “보강공사 비용의 경우에는 엘에이치가 전부 선부담한다”며 “향후 책임 소재가 분명히 가려지면 그때 해당 회사에 구상권을 청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조사가 예정된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 293곳(시공중 105곳, 준공 188곳)의 경우에는 철근 누락이 확인될 경우 후속조처가 보다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해당 아파트의 하자보수 예치금을 우선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하자보수 예치금은 입주자대표회의 등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 하자보수예치금이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민간 사업주체가 금융기관에 예치하거나 지급을 보장하는 보증에 가입한 비용(총공사비의 3%)으로, 입주민 입장에서는 거주 기간에 계속 활용해야 하는 자산에 가깝다.
보강 공사를 넘어선 재시공 요구가 커지거나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 요구, 집값 하락이나 정신적 손해배상 문제 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4월 공사 중인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아파트 시공사 지에스(GS)건설은 전면 재시공과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철근 누락이 확인된 15개 단지에 대해 국토부는 전면 재시공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봤다. 인천 검단아파트는 지하주차장 기둥의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치에 미달한 점도 문제가 됐지만, 엘에이치 15개 단지의 경우 기둥 콘크리트 강도는 기준치 이상이란 게 이유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보강 조처가 완료되면 입주민이 추천하는 전문기관을 통해 정밀 안전 점검을 거치는 등 조금의 우려도 남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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