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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협동조합도 브랜드 시대, 사회적 가치로 특화 전략

등록 2021-11-30 11:07수정 2021-11-30 11:19

[제33차 세계협동조합대회]
협동조합 정체성 점검 세션

세계 8위 경제규모 GDP와 맞먹는
전 세계 300대 협동조합 매출 규모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선키스트, 데니쉬 크라운 모두 협동조합

‘사람중심기업’ 협동조합 가치 담은
브랜드 구축 과정 해외 사례로 확인
선키스트는 128년의 역사를 지닌 생산자 협동조합임을 강조하며,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선키스트 누리집
선키스트는 128년의 역사를 지닌 생산자 협동조합임을 강조하며,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선키스트 누리집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조5512억달러로 세계 10위 규모에 이른다. 매년 세계에서 가장 큰 300개 협동조합 현황을 조사·발표하는 ‘2020 세계협동조합모니터(World Cooperative Monitor)’에 따르면, 상위 300개 협동조합의 매출액은 2조146억달러이다(2018년 기준). 이는 세계 8위 경제규모를 보이는 이탈리아의 GDP보다 높은 수치이다. 한 나라의 경제 규모를 이룰 만큼 협동조합이 각국의 경제·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지만,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 그래서 협동조합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 활성화 노력이 전개 중이다.

글로벌 브랜드로 매년 라이선싱 사업으로만 20억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선키스트, 덴마크 양돈 사업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데니쉬 크라운, 의료서비스는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공공성에 주목한 의사들의 참여로 설립한 브라질 최대 의료 네트워크 유니메드 모두 협동조합이다.

이들 협동조합은 1인 1표, 지역사회 기여, 협동과 연대, 교육 중시 등 협동조합의 가치와 원칙을 강조한다. 협동조합의 브랜드 파워는 협동조합이 추구하는 가치가 사업에 충분히 반영될 때 확보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협동조합 간 네트워크를 통해 기술, 마케팅 지식, 시장정보 등의 공유로 협동조합의 생산성 및 품질 향상에도 적극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농협이 중심이 되어 햇사레, 안성마춤 등 공동브랜드를 만들었다. 농민이 개별 브랜드를 만들어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지역농협의 공동브랜드는 공동의 판로확대와 마케팅으로 협동조합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온라인에서도 나타낼 수 있다. 닷컴(.com)이 아닌 닷쿱(.coop) 도메인 사용으로 협동조합임을 나타낼 수 있다. 2001년 시작한 닷쿱 도메인은 인터넷을 통한 소통이 일반화된 현재, 협동조합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밝혀 조합원은 물론 여러 고객이 협동조합과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

국내에서는 안전한 먹거리로 건강한 밥상을 지키고 친환경 농업과 상생하는 아이쿱생협(http://icoop.coop), 민주주의를 혁신하고 확산하기 위해 플랫폼, 커뮤니티, 툴킷을 만드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https://parti.coop) 등이 닷쿱 도메인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세계협동조합대회 첫날 주제인 협동조합 정체성 점검하기의 ‘강력한 협동조합 브랜드를 통해' 세션에서는 협동조합 정체성을 협동조합 브랜드 구축으로 확장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소매업에서 시작해 돌봄서비스, 여행, 헬스케어,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영국의 미드카운티즈 협동조합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1 지속가능성 지도자상(Edie Sustainability Leaders Awards)’ 올해의 비즈니스로 선정되었다. 미드카운티즈 협동조합은 코로나19로 힘겨운 상황에 놓인 지역주민들에게 10만개의 무료 음식을 전달했고, 조합원들은 67개의 푸드뱅크에 약 5만파운드를 기부했다. 지역을 중심에 두고 사회적 책임과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협동조합의 가치를 실천하며, 긍정적인 협동조합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뉴욕 퀸스에 위치한 새비 협동조합은 각기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협동조합이다. 많은 의료기관과 기업에서 질병 치료를 위해 노력하지만, 환자에게는 묻지 않는다. 그래서 새비 협동조합은 당사자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환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인터뷰, 설문조사 등을 통해 전문가와 공유하고, 기여에 따른 공정한 보상을 받는다. 협동조합이 성장할수록 수익은 조합원에게 돌아간다. 그 외 캐나다 퀘벡, 뉴질랜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신효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jinnytr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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