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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플랫폼에 단골 다 뺏길라…‘온라인 내공’ 키우는 전통 강호

등록 2021-01-06 04:59수정 2021-01-06 09:29

“온라인 유통, 5년치 한꺼번에 성장”
코로나 영향 월 거래액 15조 돌파
쿠팡·11번가 등 온라인몰 26% ↑
온·오프 병행몰은 되레 2% 역성장
전통 유통업 ‘플랫폼’으로 중심 이동
5일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배달 대행 기사가 점심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배달 대행 기사가 점심 배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이러스의 확산은 ‘집 안의 소비’를 촉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는 연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빠르게 몸집을 키워왔는데, 코로나19는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 유통업체는 쿠팡 같은 전자상거래업체(이커머스)와 네이버·카카오 같은 빅테크 등 경쟁 대상이 날로 늘어가는 모양새다. 올해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국내 상륙을 예고한 가운데, 온라인 유통 패권을 두고 치열한 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온라인 쇼핑 날았지만 성장세는 극과 극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1월 온라인 쇼핑 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5조631억원으로 2019년 11월과 견줘 17.2% 증가했다. 한달 거래액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통계로 봐도 코로나19가 온라인 쇼핑 확대 흐름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온라인 쇼핑 월 거래액은 2019년 11월 처음 12조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7월까지 12조원대를 이어가다 8월 14조77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 8월은 광화문 집회 등으로 ‘2차 유행’ 확산 시기였다. 이후 10월까지 석달간 14조원대를 유지하다 11월엔 15조원으로 올라섰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쿠팡·11번가·위메프 등의 이커머스와 쓱닷컴·롯데온 등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쇼핑몰의 사뭇 다른 성장 곡선이 눈길을 끈다. 전체 시장 규모가 1년 새 17.2% 커질 때 온라인몰은 26.3% 성장한 반면, 온·오프라인 병행몰은 2.0% ‘역성장’해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부진한 전통 유통업체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비대면 소비의 ‘과실’을 따먹지 못했다는 뜻이 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4일 신년사에서 “이제 우리의 고객은 영구적으로 변했고,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한 배경에는 ‘목 좋은 자리에 부동산을 깔고 앉아’ 물건을 파는 과거 방식의 유통은 완전히 끝났다는 위기감이 절박하게 드러나 있다.

■ “온라인 유통시장은 5년치 한꺼번에 성장”

전통 유통업체가 상대할 대상은 이뿐이 아니다. 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 현상도 가속화하면서 네이버·카카오와 같은 빅테크도 경쟁상대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결국 유통의 무게중심은 ‘플랫폼 경쟁력’으로 이동했다는 평이 나온다. 단숨에 수십년 업력의 편의점 배달 매출을 반토막 낸 배달의민족의 ‘비(B)마트’ 급성장이 단적인 예다. 독점적인 배달 플랫폼인 배민은 금세 마트 품목 배달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8월 기준 편의점 배달 매출은 2019년 11월과 견줘 반토막 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비마트의 매출은 963%나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유통부문대표는 “2020년 온라인 유통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5년치를 한꺼번에 성장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유통업계의 지각변동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유통기업이 시장을 제패하려면 소싱(구매)·프로모션 같은 전통적 유통 경쟁력이 아닌 플랫폼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목받는 이커머스의 면면만 봐도 네이버는 가격검색, 쿠팡은 물류, 카카오는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선물시장 등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이 중심이다.

■ 오프라인 매장, 온라인 하청기지 가속화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올해에도 점포 구조조정, 인수·합병, 온라인 협업 및 전환 등으로 ‘뉴노멀’에 적응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에 이어 수십곳 점포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지에스(GS)리테일과 지에스홈쇼핑도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목표로 합병을 눈앞에 둔 상태다. 도심지의 오프라인 매장들은 점차 온라인의 ‘하청기지’ 역할로 주목받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모두 주요 매장 일부를 개조해 온라인 주문에 따른 포장과 배송 공간을 넓혀 이커머스보다 좀더 빠른 배송을 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커머스와 똑같은 방법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이길 수는 없다”며 “도심 매장이라는 이커머스에 없는 특성을 갖고 온라인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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