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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발행·무제한 탑승권 판매…항공사들 ‘현금 확보 총력전’

등록 2020-03-25 21:53수정 2020-03-26 11:06

대한항공도 임원 급여 삭감키로
유휴자산 추가 매각 계획도 추진

이스타항공 이달 급여 지급 미뤄
LCC 업계 구조조정 시행 가능성

항공권 예약 판매 늘리기 위해
환불 위약금 1회 면제해주기도

플라이강원, 국제·국내 전 노선
6개월간 무제한 이용 티켓 출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평소보다 많은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한국에서 출발한 이들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해 시행하는 나라가 늘고 국외 여행객이 감소하면서 항공기 운항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공항/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평소보다 많은 항공기들이 세워져 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한국에서 출발한 이들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 절차를 강화해 시행하는 나라가 늘고 국외 여행객이 감소하면서 항공기 운항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공항/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확보하고 인건비 감축 등으로 비용을 줄이는 게 대표적이다.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항공권을 새롭게 판매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한 영업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임직원 급여 삭감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삭감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기한은 “경영 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다. 지난 24일 아시아나항공도 다음 달부터 모든 직원이 최소 15일 이상의 무급 휴직에 들어가면서 임금이 50% 깎이고, 임원의 경우 급여 60%를 삭감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장 인건비 감축을 통해 유동성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월 발표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등 매각에 더해 추가로 유휴자산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대한항공은 오는 30일 6227억여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발행해 일단 급한 불을 끄겠다는 계획이다.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이번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은 비씨(BC)카드를 통해 결제되는 한국지사 항공권의 신용카드 매출 채권 등을 담보로 한다.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9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상황이 더 장기화하면 회사의 생존을 담보 받기도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회사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한 대책을 검토하면서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구조조정 가능성도

일부 항공사에서는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4일부터 한 달 동안 국제선과 국내선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이스타항공은 국내 항공사 최초로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3월25일 지급할 예정이었던 임직원 급여 지급도 미루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지난 2월에도 임직원 급여를 40%만 지급한 바 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23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과 힘을 모아 정부의 긴급운영자금 지원요청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 부득이하게 25일 예정됐던 급여 지급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또 “지금의 위기 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더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 돌입할 것”이라며 “기재 조기 반납과 사업량 감소로 발생하는 유휴 인력에 대한 조정 작업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대상과 방식에 대해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사실상 구조조정을 시사했다. 티웨이항공과 에어서울, 에어부산, 플라이강원도 현재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상태인 만큼 일부 항공사에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어서울은 전체 인력의 90%가 이미 무급 휴직 중이다. 에어부산에서는 70%, 티웨이항공·제주항공·플라이강원은 50%가량이 무급 휴직에 돌입했다.

‘환불 위약금 면제’ 항공권 등장

일부 항공사들은 예약 변경 수수료와 환불 위약금을 면제해주는 항공권까지 발행하면서 예약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30일까지 예매하는 국제선 전 노선 항공권에 대한 예약 변경 수수료를 1회에 한해 면제하기로 했다. 지난 18일 이후 출발하는 항공권이 그 대상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10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예매하는 국제선 전 노선 항공권에 대해 환불 위약금 또는 예약 변경 수수료를 1회 면제해주고 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항공권 취소 위약금도 면제해주고 있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17일까지 발권되는 국제선 및 국내선 전 노선의 항공권과 관련해 환불 위약금과 재발행 수수료를 한 차례 면제해준다. 국내선은 출발일이 7월31일 이전이어야 대상이 된다. 국제선 환불 위약금 면제는 출발일이 6월30일 이전, 국제선 재발행 수수료 면제는 출발일이 10월25일 이전인 항공권이 적용 대상이다.

플라이강원은 25일 국내선과 국제선 전 노선을 무제한 탑승할 수 있는 ‘인피니 티켓'을 출시했다. 항공 회원권 개념으로, 플라이강원이 취항하는 전 노선을 6개월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인원 등에 따라 49만5000원∼205만원으로 책정된다. 탑승 기간은 국내선은 올해 12월 31일까지, 국제선은 첫 탑승일로부터 6개월간(2021년 말 기한) 유효하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양상에 따라 국제선 노선 운항 재개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 국제선은 첫 탑승일을 기준으로 6개월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 항공사는 환불 미루기도

일부 외국 항공사들은 환불을 미루거나 코로나19로 취소하려는 항공권에 대해 환불 대신 일정 기간 안에 다시 예매할 수 있는 바우처를 주고 있다. 지난주 베트남항공, 에어아스타나, 에어프랑스, 케이엘엠(KLM)네덜란드항공의 항공권 환불 처리 시스템이 차단돼 여행사를 통한 환불 접수가 불가능했다. 여행 취소가 급증하며 유동성 위기가 커지자 환불 비용 지급을 일단 미루려는 것이다.

이에 논란이 일자 케이엘엠네덜란드항공과 에어프랑스는 현재 시스템 일부를 정상 운영하고 있다. 에어아스타나와 베트남항공은 아직 환불 시스템이 차단돼 있는 상태다. 에어아스타나는 4월16일까지 출발하는 항공권에 한해 자사 누리집을 통해서만 환불 접수를 받고 있고, 베트남항공은 당초 6월로 예정했던 환불 재개 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들의 환불이 지연되고 환불 정책도 계속 바뀌면서 여행사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 환불 시스템에서 본사 승인을 거쳐야 하는 방식으로 환불 시스템을 변경한 곳도 있어 환불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일부 외국 항공사에선 일반적인 환불 대신 해당 금액만큼의 바우처를 발행해주는 등 환불 정책도 계속 바뀌고 있어 고객 응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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