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주차장에 쿠팡 로켓배송 차량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쿠팡이 신규 회원에 이어 기존 회원의 ‘와우 멤버십’ 회비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다. 연간 2천억원 넘는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24일 쿠팡 쪽 설명을 종합하면, 쿠팡은 유료 멤버십 회원들에게 순차적으로 월 회비 인상 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한 뒤 사실상 첫 회비 인상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해말 기존 회원들의 월 회비는 2900원으로 유지하되 신규 회원은 4990원씩 받기로 한 바 있다.
기존 회원 대상 멤버십 회비 인상은 6월10일 이후 첫 결제일부터 적용된다. 작년 말 기준 유료 회원 900여만명에게 메일이나 휴대전화 등으로 개별 공지를 한 뒤 동의를 받는 절차를 고려한 일정이다. 만약 6월10일 이후 결제일까지 월 회비 인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멤버십이 해지된다고 쿠팡은 설명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로켓배송 서비스, 무제한 30일 무료 반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 플레이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회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온라인에선 “쿠팡 플레이와 무료배송을 간간이 이용하는데 월 회비 5천원은 부담이 된다”는 의견과 “택배 반품 한번 하는 가격에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이득”이라는 상반된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멤버십 회비 인상을 두고 쿠팡이 외형 확장을 넘어 수익을 내는 쪽으로 경영 전략을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00만명 회원 수를 고려할 때 쿠팡은 이번 인상으로 월평균 180억여원의 멤버십 수익을 더 올릴 수 있다. 1년으로 환산하면 2160억원이다. 쿠팡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약 22조2256억원)에도 불구하고, 영업적자 1조8039억원을 기록했다. 쿠팡은 실적 발표 당시 올해 상품 유통 부문에서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쿠팡은 이와 별도로 배달 앱 쿠팡이츠를 통한 주류 배달도 4월 초 시작한다. 쿠팡이츠는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미성년자 거름 절차 부실 등을 이유로 앱에서는 주류 배달을 취급하지 않았다. 배달 수수료가 총 음식 주문액의 10% 안팎으로 책정돼 있어, 쿠팡은 주류 배달 허용을 통해서도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앞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은 음식 가격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류 배달을 할 수 있다는 ‘주류 양도·양수 방법에 대한 고시’ 등을 근거로 2016년 후반기부터 주류도 배달해왔다. 하지만 어린 자녀가 부모 신분증을 도용해 음식과 주류를 주문하거나, 배달원이 주문자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지 못하는 부작용 등이 드러났다. 쿠팡이츠 쪽은 그동안 나타난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주류 배달 절차’를 따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은 최근 쿠팡이츠 앱 가입 업체들에 “가맹점 매출 증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쿠팡이츠를 통한) 주류 판매를 허용한다”며 “주류 판매를 하려면 주류 판매업 면허를 취득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공지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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