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22조원 매출을 거두며 16분기 연속 성장을 이어갔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에 걸린 쿠팡 현수막. 쿠팡 제공
쿠팡이 지난해 매출과 영업적자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넘어섰지만, 영업적자 규모도 역대 최대로 커져 언제쯤 흑자 전환이 이뤄질지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쿠팡은 3일 지난해 매출이 184억637만달러(약 22조2256억원)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0억7669만달러(약 6조130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분기 최대 매출이자 16분기 연속 증가세다.
이로써 쿠팡은 매출에서 전통적인 유통 강자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뛰어넘었다. 이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16조4514억원으로, 자회사인 에스에스지(SSG) 닷컴의 매출 1조4942억원, 지마켓 글로벌의 4분기 매출 1184억원을 합해도 18조원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도 15조5812억원으로 쿠팡에 크게 뒤졌다.
쿠팡은 매출 증가 배경으로 유료멤버십 서비스인 와우멤버쉽 안착을 꼽는다. 로켓배송 서비스와 콘텐츠 플랫폼 쿠팡플레이 이용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으로 고객 이탈을 막는 ‘가두리(록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와우멤버쉽 가입자 수는 900만명에 이른다.
구매 경험 고객 수와 인당 구매액도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쿠팡에서 상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활성 고객 수’는 전년보다 300만명 늘어난 1794만명이고, 1인당 구매액도 전년 대비 11% 증가한 283달러(약 34만원)에 달했다고 쿠팡은 밝혔다.
다만, 쌓여가는 누적적자는 쿠팡 성장세의 발목을 잡을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지난해 영업적자는 14억9396만달러(1조8039억원)로 전년 5억1599만달러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경기도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손실 1억5800만달러(1900억원)와 부동산 및 기계 손실 1억2700만달러(1500억원) 등이 반영된 수치다. 이밖에도 쿠팡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쿠팡이츠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같은 신사업과 전국 물류 인프라 확대 등에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미국 뉴욕 증시 상장 전 누적적자 4조6700억원에 지난해 적자까지 더하면 적자 총액은 6조원대로 불어난다. 업계에선 쿠팡이 물류센터와 신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당분간 영업적자가 계속 쌓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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