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분할·합병’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의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앞둔 현대차그룹이 주총을 불과 1주일여 앞두고 이런 결정을 한 데는 합병안 부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안 검토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을 뼈대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으나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반기를 들었다. 엘리엇의 공격 이후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들이 잇따라 합병안에 반대를 권고하고 나섰고, 모비스와 엘리엇은 오는 29일 치열한 표대결을 앞두고 있었다.
지금까지 분위기는 현대차그룹 쪽에 불리한 상황이었다. 이대로 주총을 밀어붙이기엔 부담이 컸던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일단 예정된 주총 일정을 취소하고 시간을 번 뒤 합병비율을 조정하거나 대안을 검토하는 등 지배구조 개편안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 취소로 주주와 시장의 신뢰 훼손은 불가피해졌지만, 개편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보다 시장의 이해를 구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