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모비스 합병안’ 반대 세력에 포위된 현대차그룹, 주주 설득 총력전

등록 2018-05-16 15:54수정 2018-05-16 20:02

전날 ISS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 반대 권고
16일 현대차그룹 “(해당 권고는) 심각한 오류”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1~2위 의결권 자문사들의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합병안)에 대한 반대 권고’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절충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모비스와 헤지펀드 엘리엇은 오는 29일 모비스-글로비스 합병 주총을 앞두고 본격적인 세 규합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16일 입장문을 내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아이에스에스(ISS)의 반대 결정이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합병비율이 불합리하게 결정됐다는 주장에 대해 “합병가치 비율은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이익·현금 창출능력 비율과 유사하다”며 “국내 법에 따라 공정하게 산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은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자발적으로 해소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며 끝까지 주주들의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다만 출자구조 재편이 모비스 주주에게 이익이 된다는 주장은 논란을 불렀다. 현대차그룹은 “모비스 주식 100주를 갖고 있는 주주는 모비스 79주와 글로비스 61주를 받게 돼 현재 주가로만 계산해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는 글로비스 신주가 상장되는 날 모비스 주가는 급락할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모비스 주식이 6월28일부터 한달 동안 거래가 정지되는 데다 이후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권리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전날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아이에스에스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에 반대 의견을 내놔 엘리엇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아이에스에스는 “거래 조건이 한국 법을 완전히 준수하고는 있지만, 그 거래는 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글래스루이스도 “가치평가가 불충분하게 이뤄져 합병의 근거에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자문사의 반대 권고가 모비스 지분 48% 가량을 들고 있는 외국인의 의결권 행사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에스에스는 미국 연기금 등 117개국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 조언하고 있다. 상당수의 외국계 기관은 권고와 다른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별도의 소명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블랙락과 뱅가드 등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들도 모비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전담조직을 둘 정도로 기업지배구조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 의결권을 행사한다. 국민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주총 안건에 대한 찬반을 결정할 때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의견을 주요 근거로 삼는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확산되면서 자문기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모비스와 엘리엇의 위임장 확보를 통한 세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주요 주주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회의(컨퍼런스콜)를 통해 합병안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찬성 위임장 얻기에 나섰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기술변화와 시장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찬성을 요청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엘리엇의 문제 제기에 "흔들리지 않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보인 지난 11일에는 현대모비스 경영진이 증권사 애널리스들과 간담회를 열어 주주환원책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엘리엇은 해외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반대 위임장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지난 11일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임을 재확인하고 “다른 주주들에게도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며 홍보전에 적극 나섰다.

또 다른 변수는 주식매수청구권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에 주식을 사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모비스는 수용 가능한 매수청구권 금액을 모비스 주식수의 9%인 2조원으로 제한했다.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되더라도, 이후 엘리엇 등 일부 외국인 주주가 전략적으로 연대해 9%를 넘는 매수청구권을 쏟아낼 경우 합병은 무산될 수 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