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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모 나오면 ‘태권V’ 윷 나오면 ‘1번가’

등록 2007-02-14 16:46수정 2007-02-14 17:35

〈1번가의 기적〉〈로보트태권 V〉〈아버지의 깃발〉
〈1번가의 기적〉〈로보트태권 V〉〈아버지의 깃발〉
임창정·차태현 웃음 거들고
돌아온 록키 눈물샘 건드려
강추영화

설 연휴는 코미디 영화의 대목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판 웃음 제조기들이 스크린에 포진했다. 이에 못지않게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등 내로라하는 영화상을 타거나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린 쟁쟁한 작품들도 관객을 기다린다. 유명한 동화책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들은 아이들과 함께 즐길 만하다.

그렇게 웃기다고?

〈1번가의 기적〉(맨 위)은 〈색즉시공〉의 윤제균 감독과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유성협 작가가 장점을 뭉쳐 만든 영화다. 웃기면서도 울린다는 얘기다. 철거를 앞둔 청송마을 1번지에 날건달 필재(임창정)가 재개발 동의서를 받겠다고 들어서면서 소동이 벌어진다. 어리바리 필재는 부모가 모두 떠나버린 남매, 병든 아버지 수발을 드는 권투선수(하지원)에게 정이 들고 만다. 〈김관장 VS 김관장 VS 김관장〉(감독 박성균)은 신현준, 최성국, 권오중 트리오가 엎치락뒤치락 펼치는 슬랩스틱 코미디 한판에 가깝다. 택견 도장, 검도 도장도 모자라 쿵후 도장까지 한 마을에 들어서니 세 명의 김 관장들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린다. 이들이 동네를 ‘접수’하려는 깡패들에 맞서 장기를 발휘한다. 중학교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코미디다. 〈복면달호〉(감독 김상찬, 김현수)의 웃음 고갱이는 반짝이는 무대의상, 2 대 8 가르마, 툭툭 꺾는 창법, 느끼한 떨림 등 트로트 가수 하면 떠오르는 관습들이다. 로커라고 우기지만 ‘뽕필’을 숨길 수 없는 달호(차태현)와 그의 끼를 단번에 알아본 장 사장(임채무)의 연기 호흡이 양념을 친다. 이야기 전개가 느리고 뻔한 점이 김을 뺀다. 좀더 발칙한 코미디를 보고 싶다면 〈바람피기 좋은 날〉(감독 장문일)이 알맞다. 유부녀 ‘이슬’(김혜수)과 ‘작은새’(윤진서)의 연애담인데 특히 작은새의 내숭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렇게 명작이라고?

〈아버지의 깃발〉(아래)은 1945년 일본 이오지마에서 벌어진 전투를 배경으로 삼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연작 가운데 하나다. 올해 아카데미 음향상, 음향편집상 후보에 올랐다. 이오지마(유황도) 수라바치산 정상에 성조기를 세우는 한 장의 사진 덕에 여기에 찍힌 미군 6명은 영웅이 된다. 하지만 사실 그들이 처음으로 그곳에 성조기를 세운 것은 아니었다. 이스트우드 감독은 집단의 가치와 개인의 가치관이 상충하는 지점을 짚는다. 운명을 묵묵히 짊어지거나 때로는 이에 맞서보는 개인을 조명한다. 비록 영화제가 주목한 영화는 아니지만 〈록키 발보아〉(감독 실베스터 스탤론)는 〈록키 1〉편의 감동을 되살렸다. 나잇살이 지긋한 록키는 “중요한 건 얼마나 상대를 세게 치느냐가 아니라 얻어맞더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30년 세월 뒤로 돌아간 듯하지만 감동은 변치 않고 오히려 더 세졌다는 평을 듣는다. 사랑과 기억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궁금하다면 〈쓰리 타임즈〉도 선택할 수 있다. 〈비정성시〉 〈밀레니엄 맘보〉의 허우샤오셴이 만든 작품이다. 1966년, 1911년, 2005년 세 시대의 사랑을 직조했다. 장전(장진)과 수치(서기)가 새 시대에서 모두 연인 역을 맡았다. 2005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그해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더 퀸〉(감독 스티븐 프리어스)은 골든글로브 작품상·여우주연상을 받고 아카데미 6개 부문에 후보가 된 작품이다.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 숨지자 영국 국민들은 슬픔에 빠진다. 왕실이 원칙을 고집하며 별궁으로 떠나자 국민들의 분노는 커지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헬렌 미렌)은 전통을 지킬 것인지 변화를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한다.


애들도 좋아한다며?

〈샬롯의 거미줄〉(감독 게리 위닉)은 같은 이름의 동화책이 원작이다. 또래보다 너무 작게 태어나 죽을 뻔했던 돼지가 못생겼다고 따돌림 당하던 거미 샬롯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는 이야기다. 컴퓨터 그래픽을 최소화한 화면이 푸근하고 초라한 것들에서 기적을 발견하는 시선이 따뜻하다. 이보다 컴퓨터 그래픽이 가미된 화려한 영상을 찾는다면 〈비밀의 숲 테라비시아〉(감독 가보 추포)가 볼만하다. 역시 같은 이름의 유명한 동화책이 원작이다. 12살 제시와 레슬리는 상상한 것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숲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빠져든다. 〈로보트태권 V〉(감독 김청기·가운데)는 아이들과 부모가 같이 볼만한 애니메이션이다. 1976년에 개봉했던 1편을 그대로 복원한 것이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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