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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제대로 웃기는 영화 골라봐 어서~

등록 2007-02-14 17:45수정 2007-02-15 20:48

<사이드 웨이>
<사이드 웨이>

잘 만든 코미디는 웃음보만 건드리지 않는다. 삶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품어 불현듯 눈물샘을 툭 터트려 놓기도 한다. 사회 문제를 비틀어 통쾌함도 선사한다. 코미디를 잘 만드는 영화 감독, 시트콤 연출가, 영화기자가 ‘나를 웃긴 영화’를 꼽아봤다.

김용화 감독
김용화 감독
<미녀는 괴로워> 김용화 감독의 선택, <사이드 웨이>=“인생이 보이고 웃겨요. 우리와 닮은 주인공들이 나오고 억지로 웃기려는 설정이 없어요. 자기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30대가 가장 공감할 듯해요. 주인공 한명은 자기방어와 피해의식이 심한데 좌충우돌 여행을 겪으며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게 되죠.”

<사이드 웨이>(감독 알렉산더 페인)는 소심한 와인 애호가인 마일즈와 친구 잭이 잭의 총각 파티를 대신해 함께 산타 바바라에 있는 와인농장으로 여행을 떠나며 겪는 이야기다. 잭은 한물간 배우인데 타고난 바람둥이다. 여행 중 둘은 마야와 스테파니를 만나고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잭의 결혼식도 잊은 채 데이트를 시작한다. 둘의 여행은 샛길을 탄다.


<녹차의 맛>
<녹차의 맛>
<천하장사 마돈나> 이해영 감독의 선택, <녹차의 맛>=“말도 안 되는 상황에 황당무계한 판타지와 캐릭터가 마구 버무려져 있어 별 생각 없이 웃으며 보게 되죠. 그런데 코미디의 끝에 삶을 포용하고 긍정하는 유머의 힘이나 가족애를 발견하게 되요.
이해영 감독
이해영 감독
할아버지가 숨진 뒤 가족들에게 선물을 하나씩 남기는데 여기가 굉장히 따뜻하고 아름다운 지점이에요.”

<녹차의 맛>(감독 이시이 가쓰히토)의 주인공인 하루노 가족은 조금씩 기괴하고 저마다 고민이 있다. 막내 사치코는 커다란 자기 자신의 환영이 만날 좇아와 걱정이다. 괴상한 취미를 지닌 할아버지는 주로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있다. 청소년인 아들은 사랑에 너무 쉽게 빠지고 엄마 요시노는 살림도 하면서 애니메이터로 일하느라 정신이 없다. 기승전결의 일관된 줄거리를 따라가기보다는 매장면마다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선보인다.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왼쪽으로>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왼쪽으로>
<1번가의 기적> 윤제균 감독의 선택, <엘리베이터를 내려서 왼쪽으로>=“배우들이 코미디 연기를 해서 웃기는 것보다 상황 자체가 웃기는 게 제일 어렵고 수준 높은 코미디죠. 그래서 프랑스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이 작품이 바로 그래요.”
윤제균 감독
윤제균 감독

에두아르드 몰리나로 감독이 만든 이 영화에서는 소동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에바와 보리스, 독신남 얀이 사는 아파트는 낡아서 문이 저절로 감기기 일쑤다. 그럴 때마다 관리인을 불러야 한다. 어느 날 에바는 속옷차림으로 애인인 보리스를 배웅하는데 그만 문이 잠기고 만다. 그 차림으로 관리인에게 갈 수도 없어 에바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얀을 찾아간다. 얀은 난처하다. 보리스는 의심이 많아 다른 남자가 에바와 말만 해도 노발대발한다. 게다가 곧 얀이 어렵사리 꼬신 프로랑스 부인이 방문하기로 돼 있다. 그렇다고 내 칠 수도 없어 에바를 집에 들이는데 하필 그때 프로랑스에게 전화가 온다. 한바탕 정신 없이 소동이 지나가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행복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달콤 살벌한 연인>
<달콤 살벌한 연인>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김병욱 감독의 선택, <달콤 살벌한 연인>=“플롯이 특이했어요. 흔한 코미디가 아니에요. 보통 의심하다가 오해로 밝혀지는데 여기선 아니거든요. 외국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의 마지막 대사가 진짜 웃겼어요.(스포일러라 생략)”

김병욱 감독
김병욱 감독
대학강사 황대우(박용우)는 서른 넘도록 연애를 못해봤다. 여자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진다. 그가 사는 아파트에 미나(최강희)가 이사를 온다. 대우는 친구의 장난 덕에 미나와 데이트를 하게 되고 생애 첫 연애를 시작한다. 그런데 미나가 수상하다. 김치냉장고는 지나치게 크고 빛 바랜 핏자국이 새로 칠한 벽지 사이로 내비친다. 관습적인 표현을 모두 비켜가며 대사마다 허를 찔러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뻔뻔한 딕 앤 제인>
<뻔뻔한 딕 앤 제인>
<한겨레> 김소민 기자의 <뻔뻔한 딕 앤 제인>=안정된 중산층의 삶이 얼마나 쉽게 풍비박산 날 수 있는지 배꼽 빠지게 비틀어 보여준다. 쪽박 찬 부부가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똘똘 뭉쳐 사고 뭉치로 변신하는 과정은 웃기면서도 눈물겹다.

<한겨레> 김소민 기자
<한겨레> 김소민 기자
잘 나가는 기업의 홍보를 맡았던 딕(짐 캐리)는 부사장으로 승진하자 부인 제인(티아 레오니)도 뛸 듯이 기뻐한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회장은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고 줄행랑을 놓는다. 분식회계를 일삼는 몰지각한 회사였던 것이다. 딕과 제인은 취직해보려고 발버둥 치지만 그런 사람이 어디 한둘인가. 백수 생활은 길어지기만 하고 막다른 골목에 처한 두 사람은 강도가 되기로 결심한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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