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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우영우2, 어떨까] “갈수록 힘 빠진 시즌1…10부작도 괜찮아”

등록 2022-08-29 14:58수정 2022-08-29 19:57

더 성장한 ‘우영우’를 위한 의견
모두 해피엔딩, 캐릭터 무너짐, 뜬끔 멜로 조심!

상업적인 미니시리즈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을 주인공 삼고, 관계성에 주목하고, 그들을 능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분명 지금껏 장애인이 등장한 드라마에 견줘 진일보했다. 방송 3회 만에 입소문을 타고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장애인이 주인공인 또 다른 드라마가 제작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었다. <우영우>도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제작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우영우> 시즌2가 시즌3이 되고, 또 다른 <우영우>로 이어진다면, 실제 장애인 배우가 ‘우영우’가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그래서 수요일마다 찾아오는 ‘드라마톡 평가단’이 서둘러 모였다. 보다 나은 시즌2를 위해 시즌1의 아쉬운 점을 ‘애정’ 담아 이야기했다.

【더 나은 <우영우>를 위한 이야기 셋】

①드라마토크/드라마톡평가단 “시즌2를 위한 의견”▶29일(오후 3시 공개)

②인터뷰/성인자폐(성)자조모임 estas 장지용 “자폐인의 삶은 계속된다”▶30일(오전 7시 공개)

③인터뷰/공감 활동가, 나무 소장 “장애인을 일상서 만날 수 있는 고민”▶31일

남지은 기자 = 자, <우영우> 방영 시작부터 종영 이후 1주일까지는 이 작품이 갖는 의미가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쏟아졌다. 이제는 돌아보고 채울 때다. 시즌2를 준비한다면 대본이 먼저 나와야 하는데, 그 전에 아쉬운 점을 솔직하게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시즌1은 한다미로 용두사미가 문제였다. 중반을 넘어서면서는 내용적인 부분에서 느슨해진 면이 있었다. 방영 초반 호평받은 힘으로 끝까지 갔다. 시즌2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정덕현 평론가 = <우영우>가 큰 열광을 얻게 된 건 어쩌면 드라마 문법이 아닌 영화적인 방식(늘리기가 아닌 압축도 높은 방식, 에피소드가 살아있는 방식)을 써서인데,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가 자주 쓰는(그것도 비판받기 일쑤인) 방식, 멜로나 출생의 비밀 코드 같은 걸 쓰면서 이런 문제가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평론가 = 결론부터 말하면 그간 16부작으로 틀이 정해져 버린 미니시리즈의 분량과 관련이 있다. 굳이 이 틀에 맞추다 보니 쓸데없는 에피소드가 들어가고 멜로 같은 장치가 활용된다. 드라마 내용에 맞게 10부작이든, 12부작이든 분량을 조정해 압축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남지은 기자 = 시즌2에서 아예 10부작 시즌제를 고려해봐도 좋겠다 .

남지은 기자 = 조금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자. 우선 마지막에 가서 모든 갈등이 갑자기 해결된 것은 문제다. 우영우의 동생 캐릭터가 등장한 점은 신선했고 예상밖의 재미를 줬다. 하지만 18회 내내 끌고 오던 심각한 일들이 동생의 등장으로 해결되는 것은 시청자를 허무하게 만든다.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할 거라면 굳이 뭐하러 그렇게 달려온 걸까. 어떻게 정리될까? 기대감을 갖고 보는데 새로운 인물이 등장해 문제를 해결한다면? 드라마에서 결론을 짓는 가장 쉬운 방법의 하나다. 퍼즐이 풀릴 때 그 통쾌함은 드라마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시즌2는 엔딩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정덕현 평론가 =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생각에 무조건 해피엔딩으로 봉합하려고 해서 나타난 문제 같다. 이별을 선언했던 우영우와 이준호가 계속 관계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위암 수술을 마친 정명석 변호사도 복귀는 물론이고 이혼했던 전처와의 좋아질 관계를 암시했다. 또 우영우는 드디어 정규직이 되어 ‘뿌듯한’ 출근을 했다. 우영우에게 직장 내에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던 권민우도 자신의 이기적인 권리만이 아닌 타인을 위한 선택을 보였고, 권민우와 최수연의 멜로도 만들어졌다. 모두에게 행복한 결말을 안겨줬다.

남지은 기자 = 그중에서 우영우의 해피엔딩이 정규직이 되는 것이라는 게 가장 힘 빠진다고 할까.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한뼘 나아간 드라마에 견주면 뒤처지는 결말이다. 모두에게 꼭 결말을 안겨줘야 했을까. 그러다 보니 틀에 박힌 결말도 나왔다. 캐릭터도 갈수록 무너졌다. 권민우는 자신의 욕망을 좇았던 살아 움직이는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한 번쯤은 바보로 살자”는 최수연의 한마디에 사람이 달라진다. 사랑의 힘이라고 하기에는, 두 사람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우영우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최대훈을 법정에서 변호도 제대로 못 하는 변호사로 만들어놓는다. 시니어 변호사가 저 정도면 한바다는 어떻게 먹고 사나.

정덕현 평론가 = 권민우와 최수연의 멜로 역시 뜬금없이 등장한 면이 있는데, 이건 권민우라는 거의 유일한 이 드라마의 빌런 캐릭터를 중화시키기 위해 이 드라마의 가장 좋은 캐릭터였던 최수연을 억지로 멜로로 소비하는 느낌이 강했다. 이것이 뜬금없는 멜로 설정보다 더 큰 문제다. 우영우가 자신이 이준호를 외롭게 할 것 같다며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하다가 마지막에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은 드라마의 틀에 박힌 전개를 그대로 따랐다.

남지은 기자 = 우영우와 이준호의 멜로는 좋았던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장애인이 등장한 드라마에서는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한다,까지만 등장했지만 그 이후는 다루지 않았다. 이준호 친구들의 대사에서도 나오듯이 “그래서 그 이후는?”을 보여준다. 좋아해요, 사랑해요 고백에서 끝나지 않고 그래서 사랑하는데 어쩌려고? 그 이후에는? 이들의 사랑은 두 사람을 넘어 또 다른 넘어야 할 산들이 존재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정덕현 평론가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좋은 드라마다. 충분히 가치 있는 소재를 시청자들이 매료될 수 있게 잘 풀어냈고, 드라마가 내놓은 메시지와 화두들이 실제 현실에도 영향을 줄 만큼 논의를 이끈 드라마였다. 이러한 가치를 가진 좋은 드라마가 관습적인 틀에 빠져 한계를 드러내 보인 건 안타까운 일이다. 아마도 드라마에 아직 익숙하지 못한 작가의 경험 부족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다.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애초 기획했던 대로 밀고 나가는 저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나아가 드라마 분량을 작품 소재에 맞게 최적화해보다 밀도 높은 드라마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지은 기자 = 이 드라마를 시작으로 시즌2에서는 한뼘 더 나아가는 시도도 기대해본다. 시즌1에서는 주인공 우영우 외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캐릭터가 3회에 단발성으로 등장했다. 시즌2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우영우 친구 역할로 고정 캐릭터가 등장하는 건 어떨까. 차근차근 나아가다 보면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실제 장애인 배우가 장애인 캐릭터를 연기한 것처럼 변화가 올 수도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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