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의 사망 소식에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동료들은 각종 소셜미디어(SNS)에 추모 글을 올리며 그의 명복을 빌고 있다.
그와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출연한 박호산은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까…상심 모두 지우고 날리고 편하게 쉬렴”이라고 썼고, 배우 김고은은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흑백으로 올렸다. 영화 ‘화차’를 함께 작업한 변영주 감독은 검정 화면에 베토벤 교향곡 7번 음악을 올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드라마 ‘파친코' 원작 소설가인 이민진 작가는 “고인이 자신의 뛰어난 작품과 창의적인 재능으로 기억되기를” 바랐다.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27일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동료들은 수사 중 나온 정보들이 언론에 노출되고 가십성으로 다뤄진 것에 비통해하기도 했다. 배우 수현은 “모두가 실수에 대해 용서받을 자격이 있다.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작사가 김이나는 “‘실패한 수사로 보이지 않으려 너무 자극적 사생활 이슈를 흘리는 거 같다'는 남편의 얘기를 듣고서야 짐짓 '그래 맞아, 너무 한 거 같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후로도 똑같이 뭐가 나오면 들여다봤다"라며 자기반성도 덧붙였다. 한 중견배우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선균이 마약을 투약했는지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수사 중인 사안이 언론에 노출되어 가십으로 다뤄지는 모습이 참담하고 안타까웠다”고 했다.
김고은은 이선균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그를 추모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도 수많은 동료들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기생충’을 작업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끝까지 간다’에 출연한 조진웅과 ‘골든타임’에서 호흡을 맞춘 이성민 외에도 설경구, 유재명, 조정석, 하정우, 정우성, 전도연, 김남길 등이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기생충’으로 전세계에 얼굴을 알린 이선균의 사망 소식을 외신도 조명했다. 시엔엔(CNN)은 “이선균의 죽음은 매우 비극이며 너무나 갑작스럽다”, 비비시(BBC)는 “수사 과정에서 그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다”고 보도했다.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던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는 그의 유작이 됐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올해 연말과 내년 초, ‘행복의 나라’는 개봉일을 조율 중이었지만,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받으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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