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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이타적 유전자’ 또한 적자생존의 ‘적자’?

등록 2014-05-14 16:30수정 2014-05-15 10:43

[한겨레 창간 26년 특집, 새 고전 26선]
인간은 이기적인 유전자의 생존기계인가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을유문화사(2010)

생물학이 다른 학문과 다른 점은 진화가 작동한다는 점이다. 생물은 지구상에서 40억년 이상이나 번성해왔고 진화해왔다. 하지만 생물이 자연선택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진화해왔다고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었던 때는 불과 150여년 전에 지나지 않는다. 자연선택은 흔히 적자생존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이 적자의 정체란 무엇일까?

리처드 도킨스는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자연선택이 유전자의 수준에서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도킨스는 동물행동학자로 이타성의 진화가 유전자 수준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을 썼으나 정작 그 책이 유명해진 것은 ‘이기적 유전자’라는 강력한 메타포와 “우리는 유전자라는 이기적인 분자를 보존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는 움직이는 로봇과 같다”는 과격한 표현 때문이었다.

‘이기적 유전자’라는 개념은 원래 1960년대 윌리엄 해밀턴과 조지 윌리엄스가 먼저 제시한 것으로서 도킨스 자신은 흥미로운 수사를 통해 대중에게 널리 의미를 알린 것뿐이라고 한다. 자연선택의 단위로서 유전자가 중요한 이유는 유전자만이 오랜 세대를 거쳐 이어질 수 있는 분자이며, 오랜 세대를 거쳐 이어갈 수 있는 유전자야말로 유리한 표현형을 통하여 진화적 성공을 거두는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도킨스는 유전자만이 다윈적 세계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초판의 말미에 인체의 유전자와 같은 역할을 맡는 밈(meme)이라는 개념으로 문화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그가 자부심을 가지고 2판에 새로 추가한 부분은 확장된 표현형 개념이다. 성공적인 유전자는 표현형이 효과적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러한 유전자의 영향은 신체의 장벽을 넘어서 서식장소 등에까지 적용할 수 있으며 이는 유전자의 확장된 표현형에 해당한다. 과장해서 말한다면 세상 전부를 유전자로부터 시작하는 확장된 표현형의 범주 속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기적인 유전자’는 많은 사람의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은 바 있다. 도킨스 자신은 ‘이기적’이라는 의미를 ‘자연선택에 의해 자기 복제물을 다음 세대에 더욱 널리 전파하는’이라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극구 해명했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를 극단적인 유전자 결정론자로 매도하기도 했다.

당신은 인간이 이기적인 유전자의 생존기계이며 운반자라는 도킨스의 말에 동의할 수 있는가?

전방욱 강릉원주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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