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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9월 15일 잠깐독서

등록 2007-09-14 17:41

<다산어록청상>
<다산어록청상>
현대인 삶에 자양분 될 가르침 빼곡

<다산어록청상>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려 드는 것은 집과 땅 같은 것들이다. 지켜야 할 ‘나’는 내버려둔 채, 달아날 염려 없는 물건만 지키려고 난리다. 내가 나를 잃으면 그 많은 물건을 다 지녀도 내 것이 아니다. 한번 떠난 나는 돌아올 줄 모르고, 주인 잃은 빈집에 허깨비만 산다. 이익과 명예, 부귀와 여색에 빠져 떠나버린 나를 어디서 찾아 데려올까?”

한양대 정민 교수가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 이어 ‘다산어록 청상’을 펴냈다. 저자는 다산 정약용이 〈퇴계집〉에 실린 편지를 매일 한 편식 아껴 읽고 단상을 적어 〈도산사숙록〉을 묶었던 것처럼, 다산의 글들을 읽고 감상을 곁들여 〈다산어록청상〉을 엮어냈다.

이 책은 다산의 무수히 많은 저작물 가운데 현대인의 삶에 자양분이 될 가르침 120가지를 엄선해 담았다. 여기에는 몸과 마음을 닦는 공부법은 물론, 거처의 규모와 생활의 법도, 재산의 증식 방법에 이르기까지 삶에 대한 다산의 성찰과 충고가 그득하다. 유배 시절 두 아들에게 보낸 가르침과 당부의 편지글에서는 애정이 물씬한 아비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정민 엮음/푸르메·1만2800원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오늘의 눈으로 다시 읽는 고전


<고전, 내 마음의 엘리시움>

<고전, 내 마음의 엘리시움>
<고전, 내 마음의 엘리시움>
현직 언론인인 저자는 고전의 현대적 해석과 비교를 통해, 오늘날의 풍경을 읽어보자고 손을 건넨다.

〈구약성서〉는 ‘숨 쉬는 것을 하나도 살려두지 말라’(신명기 20장17절)는 살벌한 언급에서 보듯이, 인종청소와 도륙질로 가득한 유대인들의 정복전쟁사이자 전쟁범죄의 기록이다. 가나안의 ‘젖과 꿀’을 피바다로 만든 유대인들과 그들이 세운 이스라엘이, 저자의 눈엔 위험해 보인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학문의 진보〉에 비춰본 대한민국은 ‘무지의 나라’ 같다는 지적도 있다.

플라톤이 쓴 〈파이돈〉의 소크라테스와 〈신약성서〉의 예수 사이에 공통점을 찾기도 한다. 육신의 쾌락과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한 진리를 찾도록 독려했던 두 ‘성인’은 의연하게 경건한 죽음을 맞이하는 공통점도 보였다. 트로이전쟁에서 맞붙었던 그리스와 트로이는 승패가 갈렸지만, 양쪽의 영웅 오디세우스와 아이네아스는 각각 〈오디세이아〉와 〈아이네이스〉에서 비슷한 삶과 죽음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목에서부터 고전을 자신의 ‘엘리시움’(그리스신화의 극락세계)으로 일컫는 저자는, 기자로서 가치 판단의 중심을 잡고자 15년 동안 고전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말한다. 차기태 지음/필맥·1만1000원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신앙은 어떻게 생겨났고 지속되는가

<믿음의 엔진>

<믿음의 엔진>
<믿음의 엔진>
종교가 화두인 세상이다. 살아 있는 성녀로 추앙받던 테레사 수녀가 생전에 자신의 신앙을 회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아프간에서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이들은 의연히 ‘순교’를 들먹인다.

눈에 보이는 증거도 논리적 근거도 없는 신앙은 어쩌다 생겨났고 어떻게 지속될 수 있는 것일까. 영국 런던대 명예교수인 발생생물학자 루이스 월퍼트가 쓴 〈믿음의 엔진〉은 종교적 신앙을 비롯한 믿음의 발생과 유지의 비밀을 파헤치고자 한다. ‘믿음 엔진’이란 심리학자 마이클 셔머가 만든 용어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사건들을 인과적으로 설명하려는 메커니즘을 가리킨다. 월퍼트는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도입한 ‘밈’(meme; 책에서는 ‘메메’라고 표기) 개념을 활용해서 인간에게 믿음을 향한 유전적 기억이 있다고 본다. 원시인들이 자신의 이해 범위를 넘어서는 현상을 접했을 때 거기에다 나름의 인과관계를 부여함으로써 그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습관이 거의 본능의 수준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종교에 적대적이거나 또는 과학적 설명이 종교적 믿음을 대체할 수 있으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풀리지 않는 질문들을 안고 살아갈 만큼 지적인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루이스 월퍼트 지음·황소연 옮김/에코의서재·1만3800원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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