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8일 정부에 화이자 백신 도입 제안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권영진 대구시장이 8일 정부에 화이자 백신 도입 제안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오후 2시 권 시장은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이 ‘가짜 백신 사기 사건’으로 비화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권 시장은 “저의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정치적 논란으로 비하되고, 그것이 대구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며 “이런 상황을 보고 제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사과를 드리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중앙정부에 백신 도입을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권 시장은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대구시나 정부의 구매의향서가 필요하다고 요청해서 ‘지방 정부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니 보건복지부와 협의하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며 “이 과정에서 좀 더 꼼꼼히 살펴보고 판단했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한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 4일 입장문을 내어 ”지난 4월27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추진 상황을 전달받고, 백신 도입은 중앙정부 소관이니 복건복지부와 협의하라고 했다. 대구시가 집행한 예산은 전혀 없다”며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4월29일, 5월30일 두 차례 보건복지부와 협의했고, 보건복지부 권고에 따라 대구시장 명의로 구매의향서를 작성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를 벗어나려는 선의에서 보여준 의료계의 노력은 존중돼야 한다”며 “그런데도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한 위험천만한 사기극’ 등으로 폄훼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의료기관협의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지난해 연말부터 화이자 백신을 유통하는 독일 한 무역회사와 화이자 백신 6000만회 분량(3000만명 분량) 수입 협상을 진행해왔다.
지난 1일 권 시장은 코로나 19 범시민대책위원회에서 “(백신 수급이) 최근에 가시적인 단계까지 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지난 3일
정부는 대구에서 제안한 화이자 백신은 정상적인 경로로 수입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며 ‘해프닝성 사건’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더불어민주당·정의당·진보당 대구시당은 모두 비판 성명을 내어 권 시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구경북보건복지단체연대회의도 성명을 내어 이번 사태에 대한 감사 등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더해 지역 국회의원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을 “중대한 백신 사기 의혹 사건”이라고 적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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