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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본사도 모르는’ 대구시의 화이자 3천만명분 도입…괜찮을까?

등록 2021-06-01 16:36수정 2021-06-02 02:37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코로나19 백신 관련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1일 코로나19 백신 관련 대시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 의료계가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도입을 물밑에서 추진해 최근 정부에 공식적으로 수입을 제안했다. 화이자 본사가 아니라 무역회사와 이뤄진 협상인데다 화이자 백신은 냉동보관 등 보관조건도 까다로운 만큼, 정부는 ‘정품인지 여부부터 확인해봐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1일 대구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구 의료기관협의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지난 연말부터 화이자 백신을 유통하는 독일 한 유통사와 화이자 백신 6000만회 분량(3000만명 분량) 수입 협상을 진행해왔다. 정부가 확보한 6600만회 분량(3300만명 분량)에 더해 추가로 들여오겠다는 것이다.

협의회는 지난달 말 실무 작업을 마무리한 뒤, 보건복지부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지방자치단체나 민간기업은 개별적으로 백신을 수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열린 코로나 19 범시민대책위원회에서 차순도(계명대 의대 교수) 메디시티대구협의회장은 “확실히 결정되기 전까지는 말할 상황은 아니”라며 “저희는 일하다 기회가 닿아 제안했다. 최종 결정은 중앙정부에서 하는 것이니까 좋은 소식을 기다리자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백신 수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 알고 메디시티대구협의회에서 다양한 경로로 도입을 추진해왔고, 최근에 가시적인 단계까지 왔다”며 “조금이라도 백신 수급이 잘 되고, 국민이 안전해지면 대구시와 메디시티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해당 회사가 가지고 있다는 백신이 정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 반장은 “대구시에 제안한 곳은 백신을 생산하는 화이자 쪽이 아니라 외국 무역회사다. 어떻게 외국 무역회사가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한국 판권은 화이자만 가지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여러 경로를 통해 외국 민간회사나 개인 등이 백신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제안이 있었지만, 확인해보면 사실이 아니거나 가능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이어 “화이자는 보관조건이 까다롭다. 냉동보관 지켜지지 않으면 변질 우려도 있다”며 “어떤 보관 상태와 품질을 가지는지, 유효기간도 모르는 상태다. 제안 내용을 한국화이자사에 전달하고 글로벌 화이자에 정품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부탁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현 김지훈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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