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 북상하는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7일 새벽 3시 경남 전역에 태풍경보가 발령됐다. 최대 고비는 오전 9시께 넘어갔지만, 태풍 영향은 이날 오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 ‘하이선’의 순간최대풍속은 남해동부 해안지역에서 초속 25~40m, 경남 내륙에서 초속 20~40m를 기록했다. 남해에는 5~12m 높이의 파도가 치고 있다. 6일 밤부터 경남 전역에 100~300㎜의 비도 내렸다.
7일 아침 7시께 경남 사천시 동서동 선착장에서 승용차가 바다로 추락했다. 해경이 긴급출동해 떠내려가던 차량에서 운전자(58)를 구조했으나, 운전자는 결국 목숨을 잃었다. 앞서 이날 아침 6시54분께 경남 거제시 사등면 사곡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지나가던 승용차 1대가 고립됐다. 다행히 운전자(49·여)는 차량 지붕 위로 올라가서 대피해 있다가, 119구조대에 무사히 구조됐다. 아침 7시30분께 김해시 미음터널 주변 언덕이 무너져, 김해와 부산을 연결하는 지방도 1030호의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창원시 의창구 굴현고개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이 일대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김해·거제 등 곳곳에서 정전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7일 아침 7시 현재 400여가구 600여명이 침수와 산사태에 대비해 대피했다. 부산시와 거제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는 자정부터 전면 통제되고 있다. 팔용1, 팔용2, 소수 등 창원 지하차도 3곳과 창원시 안민고개길도 새벽 6시부터 통제됐다. 창원시는 오전 9시부터 시내 모든 지하차도를 통제할 예정이다. 14개 항로 24척의 여객선과 25개 항로 33척의 도선 운항도 중지됐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새벽 5시 첫차부터 운행중지됐다. 케이티엑스(KTX) 등 열차 운행도 중지됐다. 거제 시내버스와 김해 시외버스 운행도 중지됐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낙동강 지류인 밀양강에 오전 9시10분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도내 모든 유치원과 초··고등학교 등교를 중지시키고 원격수업을 하도록 했다. 경남도는 공무원 출근시간을 태풍이 지나간 이후인 오전 11시로 조정했고, 도내 모든 기업에도 출근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경남도는 “태풍이 완전히 물러날 때까지 외출을 삼가고, 재난 방송과 문자 등을 통해서 태풍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기 바란다. 문제가 있을 때는 절대 직접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119나 관할 행정기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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