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로에서 흘러내린 빗물로 인해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가 저수지로 변하는 과정이 담긴 CCTV를 24일 동구청이 공개했다.
지난 23일 시간당 80㎜가 넘는 폭우가 내려 부산 초량 지하차도에서 차량에 탑승한 3명이 숨졌을 당시 구조요청이 폭주해 구조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소방재난본부는 27일 참변이 일어난 시각을 전후해 119에 신고된 현황을 공개했다. 본부는 “폭우 사고 시간대인 저녁 9시30분~10시13분 구조요청이 폭증해 신고된 3115건 가운데 1075건(34.5%)만 접수됐다”며 “평소 대비 신고가 55.7배 증가해 나머지 66.5%가 제때 접수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자료를 보면, 지난 23일 밤 119에 최초로 구조를 요청한 시각은 저녁 9시32분44초였다. 이어 36분28초와 36분57초에 추가로 구조 요청이 왔지만, 세 차례 모두 상황실에 접수되지 않았다. 때문에 38분 112에 구조요청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은 3분 뒤인 현장에 도착해 도로 통제를 하고 52분33초에 119에 공조 요청을 했으나, 역시 소방당국과 연결되지 않았다.
이 사이 저녁 9시47분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부산도시철도 1호선 초량역 방면 30여m 거리에 있는 초량119안전센터 소방대원 3명이 근처 도로에서 폭우로 고립된 다른 차량의 탑승자 2명의 구조활동을 했다. 이들은 57분부터 초량 제1지하차도 내 침수차량 구조활동을 시도해 근처에 있던 다른 구조대원들과 함께 밤 10시20분 1명을 구조했다.
119에 건 구조 요청 전화는 밤 10시13분 상황실과 처음 연결됐고 밤 10시18분43초에 관할 소방대에 출동명령이 내려졌다. 20분21초에 중앙펌프차가 출동했고 구조대 본진은 24분 현장에 도착해 5명을 구조했으나 3명은 숨졌다.
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최초 신고시각으로부터 41분 뒤인 밤 10시13분 처음 신고가 접수됐다. 다섯번째 신고에 소방당국이 사고를 접수했고 구조 타이밍이 41분 늦어진 것이다. 초량 제1지하차도 신고와 무관한 소방서 직원 3명이 구조에 나선 저녁 9시57분을 기준으로 하면 20여분 구조가 늦어졌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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