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 차들이 갇혀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제공
강우량에 따라 지하차도 출입을 사전에 통제하는 매뉴얼이 마련돼 있었지만, 지난 23일 밤 폭우 속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부산 초량 제1지하차도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산시의 말을 들어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2월 폭우에 물에 잠긴 지하차도에 차량이 들어가지 않도록 전국 지하차도 145곳을 침수위험에 비례해 1~3등급으로 분류했다. 침수위험이 가장 큰 1등급은 예비특보, 2등급(34곳)은 호우주의보, 3등급(111곳)은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자치단체가 해당 지하차도 차량 진입을 막도록 했다. 부산에는 2등급 지하차도는 3곳, 3등급 지하차도는 이번에 3명이 숨진 초량 제1지하차도를 포함해 29곳이 있다.
23일 저녁 8시 부산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지만, 부산시와 동구는 초량 제1지하차도 차량 출입을 막지 않았고 전광판에 출입통제 안내문도 보내지 않았다. 결국 이날 밤 이 지하차도에서는 차량 5대가 갇히고, 3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24일 초량 제1지하차도를 방문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하차도는 위험도에 따라서 등급을 나누고 기상특보에 따라 철저히 관리한다는데 이런 사고가 났다”고 지적했다. 경찰도 사망 사고가 인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들어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자치단체가 왜 사전에 지하차도 진입을 막지 않았는지, 배수펌프가 제대로 작동됐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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