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46억원을 가로챈 임대인이 구속됐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17일 실거래가보다 전세보증금이 높은 이른바 ‘깡통 전세’로 임차인 30명의 전세보증금 46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50대 ㄱ씨를 구속하고, 공인중개사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깡통 전세’를 놓은 뒤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만으로 주택을 사들이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대구 남구·달서구의 빌라 5채를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기존 월세를 전세 계약으로 전환하면서 임차인들에게 선순위보증금(예비 임차인보다 먼저 보증금을 받는 기존 임차인의 보증금) 현황을 허위로 알려주고, 이를 확인하려는 임차인과는 계약을 하지 않았다. ㄱ씨는 또 임차인들에게 받은 보증금을 대출이자와 세금,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연말까지 전세 사기 특별단속을 강도 높게 추진해 전세 사기 실제 행위자뿐만 아니라 배후자까지 철저히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전세 사기 특별단속’을 벌여 217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이 가운데 16명은 구속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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