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노조원 채용을 요구하며 1억3천만원 상당 금품을 갈취한 건설노조 집행부가 구속됐다.
대구서부경찰서는 29일 “노조원 채용을 요구하며 11개 전문건설사로부터 노조전임비, 발전기금 등 명목으로 1억3천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공갈)로 노조 집행부 ㄱ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대구 10곳과 경북 6곳 등 16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전문건설업체 11곳을 상대로 노조원 채용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를 거절하면 공사현장에서 집회를 열어 공사를 방해하거나 공사장 안전, 환경,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1억3천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은 노조 상근자 등에게 지급하는 노조전임비나 현장에 노조원을 고용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고용하지 않는 대가로 지급하는 발전기금 등 명목으로 받아냈다.
경찰은 “건설사들은 노조의 실력 행사로 공사가 중단되면 공사 기간이 늘어나 피해가 커지고, 신고하면 입찰 수주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돈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업체가 더 있는지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7일까지 ‘건설현장 폭력행위 특별단속’을 벌여 모두 93명을 입건하고, 2명을 구속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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