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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매몰광부 생사 확인 못해…시추작업 2곳 중 1곳 실패

등록 2022-10-31 20:24수정 2022-11-01 02:39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엿새째
가족 “시추 여러곳서 동시에 해야”
31일 소방당국이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 현장에서, 매몰된 광부들의 예상 대피지역 2곳에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31일 소방당국이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 현장에서, 매몰된 광부들의 예상 대피지역 2곳에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경북소방본부 제공

“이제 와서 실패했다고 하면 어떡합니까.”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사고 엿새째인 31일 50대 매몰 광부의 누나 박아무개(62)씨는 시추작업 실패 소식에 가슴을 두드리며 울분을 터뜨렸다. 윤영돈 봉화소방서장은 오후 6시 현장 브리핑에서 “구경 75㎜ 천공기로 땅을 뚫은 곳은 오후 4시50분께 목표 깊이(170m)보다 더 들어가 185m까지 시추했는데 목표한 예상 대피지역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이 천공기는 내일 다른 지점으로 옮겨 시추 작업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윤 서장은 “시추는 지질이나 암반 상태에 따라 각도가 틀어지는 오차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앞서 소방당국은 지난 29일부터 매몰 광부의 생존 확인 등을 위해 시추 작업을 두 지점에서 진행했다. 그중 한 지점에서의 작업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나머지 지점에서 진행 중인 시추 작업은 목표 깊이에 크게 모자라는 깊이 70~80m 정도까지만 진행됐다. 박씨는 “시추를 2곳만이 아니라 여러곳에서 동시에 해야 한다. 이렇게 실패 확률이 높으면 어떡하느냐”고 하소연했다.

매몰 광부 가족들은 타들어가는 가슴을 부여잡으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지난 27일부터 하루에도 여러차례 열리는 소방당국의 브리핑을 듣고, 아침 8시와 오후 2시께 교대차 광산을 빠져나오는 구조 작업자들의 소매를 붙들고 작업 진행 상황을 묻고 있다는 60대 매몰 광부의 아들 박아무개(42)씨도 그런 경우다. “토요일(29일) 아침이면 구조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벌써 월요일이네요. 아버지는 20대 초반부터 광부 일을 하셨어요. 당연히 살아 계실 겁니다.”

애초 당국은 이날 저녁 6시께 매몰 광부들의 생사는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추 작업 난항 탓에 생사 확인 시점은 뒤로 늦춰졌다. 김시현 봉화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파내려갈수록 커지는 압력 탓에 작업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작업 완료 시간을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추로 생사 확인을 하더라도 실제 구조까지 갈 길은 멀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소방당국은 수평거리 기준 100m에 이르는 2구간 중 8.6m까지만 선로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전날까지 광산 입구와 가까운 1구간(수평거리 45m) 갱도는 열었고, 1구간과 2구간을 잇는 선로까지는 연결했지만 2구간을 온전히 개척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매몰 광부는 지하 190m 지점에서 채굴 작업을 하던 조장 박아무개(62)씨와 보조작업자 박아무개(56)씨다. 지난 26일 저녁 6시께 갱도가 무너지면서 연락이 끊겼다. 함께 작업하던 7명 중 2명은 이날 저녁 8시께 자력 탈출했고, 3명은 같은 날 밤 11시께 업체 쪽이 구조했다. 사고는 제1 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에 갑자기 밀려들어온 토사 300~900톤이 갱도 아래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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