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북 봉화군 재산면 아연광산 매몰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봉화 광산 갱도 붕괴 사고에 따른 매몰자 구조작업이 닷새째다. 소방당국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매몰자들이 대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땅을 뚫고 있다.
김시현 봉화소방서 재난대응과장은 30일 경북 봉화군 재산면 아연광산 매몰 사고 현장에서 연 브리핑에서 “갱도 (진입로 확보) 작업과 병행해 대피 예상지역으로 구조자(매몰 광부)들이 피신했는지 확인하려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피 예상지역 두 곳(지름 각각 76mm, 98mm)에 천공기를 설치했고, 어제 오후 7시20분께 시추를 시작해 오후 4시 현재 76mm 지점은 깊이 53m, 98mm 지점은 깊이 22m가량 시추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땅속 170m 깊이로 뚫어 같은 길이의 관을 집어넣을 계획이다. 매몰자들이 살아있다면 관을 두드려 생존 신호를 보낼 수 있다. 통신 장치와 비상 식품, 의약품 등도 관을 통해 내려보낼 수 있다.
갱도 진입로 확보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9일 복구 완료한 1구간(수평 거리 45m 구간)에 이어 암석 등 장애물을 나르는 빈 수레를 두는 ‘공차 대피소’ 운영을 위한 공간 2m도 확보했다. 1구간과 2구간(수평 거리 100m 구간)의 선로 연결 작업도 완료해 2구간의 암석 등 제거 작업과 진입로 확보 작업에 돌입한다. 오후 8시부터 소방 인력 4명씩 4개조가 암석 제거 작업에 투입된다.
매몰된 광부 2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애초 소방당국은 29일 오전께 매몰된 광부들을 구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갱도 안에 크고 작은 암석들이 쌓여 진입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당국은 매몰된 광부들을 구조하는데 최소 이틀에서 나흘까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매몰 광부는 이 광산에서 채굴 작업을 하던 조장 박아무개(62)씨와 보조작업자 박아무개(56)씨다. 지난 26일 오후 6시께 갱도가 무너지면서 연락이 끊겼다. 함께 작업하던 7명 중 2명은 이날 오후 8시께 자력 탈출했고, 3명은 같은날 밤 11시께 업체 쪽이 구조했다. 업체 쪽은 나머지 2명의 구조가 어려워지자 하루 뒤인 27일 오전 119에 신고했다. 이들이 갇힌 곳은 지하 190m 지점이다. 사고는 제1 수직갱도 하부 46m 지점에 갑자기 밀려 들어온 토사 300~900톤이 갱도 아래로 수직으로 쏟아지며 발생했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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