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지난 25일 제주도청 앞에서 주민투표 실시를 요구하는 도민대회를 열고 있다. 허호준 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 결과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내 2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31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제2공항 계획과 관련해 제주도의 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한 최선의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52.2%는 현 제주공항의 확충을 지지했고,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2공항을 건설하는 방안에 대한 지지 의견은 30.2%로 나타났다. 대안으로 거론됐던 대한항공의 정석비행장 활용은 10.3%, 제주공항 폐쇄 및 신공항 건설 의견은 2.4%에 지나지 않았다.
성산읍에 추진하는 제2공항 계획에 대한 반대 의견은 53.2%인 반면 찬성 의견은 41.1%로, 반대의견이 찬성의견보다 오차범위를 넘어 우세하게 나타났다. 특히 제2공항을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의견은 적극 동의한다(49.4%), 어느 정도 동의한다(27.2%) 등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의견이 76.6%에 이르렀다. 반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0.7%에 불과했다.
또 ‘국토부가 제2공항 주민투표를 수용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자체 주민투표로 제주도 의견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50.3%, 공론조사로 제주도 의견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29.9%로 나타났다. 제주도 의견 없이 국토교통부에 일임한다는 의견은 13.8%였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해녀와 어민들이 지난 6일 함덕리 포구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해상 시위를 벌였다. 허호준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시 ‘제주도 해안이나 수산물이 오염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오염될 것이다’(77.2%)라는 의견이 ‘그렇지 않을 것이다’(19.2%)라는 의견을 압도했다. 우리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잘못하고 있다’(72.7%)가 ‘잘하고 있다’(16.7%)는 의견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한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태평양 연안 국가들과의 연대 등 범국가적 대처(38.0%), 원산지 표시 강화 및 방사능 안전성 인증제 실시(24.8%),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금지(19.7%), 수산업·관광업·해녀·소상공인 등 피해실태 조사 및 지원(10.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제주의소리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7~28일 제주에 거주하는 만 18살 이상 도민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인터뷰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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