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가 지난 20일 제2공항 관련 주민투표 실시를 국토교통부에 요구하도록 오영훈 지사에게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제주도청 앞에서 열었다. 허호준 기자
제주 제2공항 개발 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제주도민 의견 수렴 결과와 제주도 자체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는 시기가 다음달로 미뤄질 전망이다. 그만큼 제주도의 고민이 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3일 제주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도는 국토부가 지난 3월 제2공항 기본계획안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구하자 5월 말까지 권역별로 네 차례에 걸쳐 도민경청회를 열었다. 각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 인터넷 누리집 등을 통해 모두 2만5729명의 의견을 접수했다.
도는 이를 토대로 제2공항 의견 수렴 결과를 분석까지 끝내 애초 지난 6월 말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달 27일 열린 민선 8기 제주도정 출범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의견 분석에 시간이 걸리고 있고, 수렴한 의견을 제주도의 의견으로 심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제출 시기를 7월 중으로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는 최근 지역 단체와 원로들의 의견을 더 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지사는 최근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을 찾아 찬성 쪽과 반대 쪽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오는 25일에는 종교지도자들과 만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오 지사는 오는 31일부터 8월5일까지 외국 출장이 예정돼 있어 7월 중 의견 제출은 어려울 전망이다. 도 관계자는 “지사의 입장은 의견 제출 준비가 거의 마무리됐지만, 지역 단체와 원로 등과 더 만나 도민 의견을 최대한 더 담아달라는 것”이라며 “7월 말까지 의견을 제출할 계획을 고려했는데, 8월 초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비상도민회의)는 지난 20일부터 출퇴근 시간에 맞춰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건설에 관한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긴급 행동에 나섰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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