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홍수경보가 내려진 대전 갑천 만년교 모습, 경찰이 차량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14일 대전·세종·충남은 호우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내륙을 중심으로 강풍을 동반한 시간당 10∼40㎜의 강한 비가 내려 차량이 침수되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대전 갑천과 논산천 3곳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충남은 15일까지 최대 400㎜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14일 하루 동안 200건이 넘는 비 피해가 접수됐다. 이날 새벽 4시59분께 충남 부여 내산면 지티리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ㄱ씨의 집을 덮쳤으나 다행히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별채여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여군은 이날 새벽 한때 시간당 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누적 강우량이 200㎜를 넘기면서 11곳에서 산사태로 토사가 발생하고 부여읍 군수리 도로와 교량 33곳, 옥산면 가옥 등 주택 20곳이 침수·파손 피해를 입었다. 또 농경지와 농업시설물 21곳이 물에 잠겼다.
아침 7시19분께는 공주시 이인면에서 축사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긴급 배수작업을 벌였으며 계룡 두마면에서는 아파트단지 절개지가 붕괴했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논산, 보령, 아산 등지에서도 주택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잇따랐고, 보령시는 오후 들어 청천저수지의 유입량이 늘자 방류량을 늘렸다. 농어촌공사 서천지사도 충남 서천 서부저수지 수위가 높아지자 오후 2시부터 비상 수문을 열고 방류를 시작했다. 논산시에서는 광석면 신당리 눈다리교차로에서 사월교 구간 하천이 범람해 신당리 마을 일부가 물에 잠겼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충남 부여 내산면 지티리에서 14일 오전 4시 59분께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민가 1채를 덮쳤다. 주민은 미리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연합뉴스
호우경보가 발효된 대전은 주요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하상도로 통행이 통제됐다. 또 갑천 원촌교와 만년교 지점은 홍수경보가 내려졌으며, 이날 오후 3시 35분부터는 교량의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앞서 오전 8시16분께는 대전 서구 용촌동에서 차량 1대가 침수돼 운전자가 차량 지붕으로 대피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대전시 재난관리과는 침수지역 11곳에서 배수지원을 하고 가로수 쓰러짐 산고가 접수된 17곳에서 안전 조처를 마쳤다고 밝혔다. 또 하상주차장 16곳을 통제하고 대덕구 ㅂ아파트 옹벽 등 피해 우려지역을 현장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대전의 평균 강수량은 162㎜이다.
낮 12시10분부터 호우경보가 내려진 세종시에서도 빗줄기가 강해지면서 세종시 반석동 삼성천 보도교량 등이 물에 잠기고 나무 쓰러짐 등 10건의 피해가 신고했다.
주요 하천에서는 13일부터 내린 폭우로 수위가 상승해 홍수 특보가 잇따랐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2시50분 대전 갑천 원촌교 지점에 내렸던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높여 발령했다. 또 2시20분에도 갑천 만년교의 홍수주의보를 홍수경보로 대체했다. 앞서 오후 1시40분에는 논산천 논산대교 지점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원촌교·만년교·논산대교의 수위가 모두 홍수경보 기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해 경보를 상향했다”고 밝히고 “저지대 침수나 하천 범람 등 피해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14일 호우경보 속에 대전 유등천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하상도로가 모두 통제됐다. 대전천과 만나는 대전 삼천교 일대에 격류가 흐르고 있다. 대전시 제공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은 이날 저녁 7시부터 홍수 조절을 위해 초당 방류량을 기존 1300톤에서 2500톤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대청댐관리단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대청댐 수위는 70.5m로 상시 만수위 76.5m에 근접했다. 방류량이 늘면 현재 대비 하류 하천의 수위가 최대 4.07m가량 상승할 것”이라며 “하류 하천 주변 마을은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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