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과수 등이 경기도 이천시의 물류창고에 대한 화재 현장 감식을 벌이고 있다.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29일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 화재에서 특이한 점 가운데 하나는 발화지점인 지하 2층 대신 지상 2층에서 전체 희생자의 절반(18명)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30일 소방당국 설명을 들어보면, 희생자들은 지하 2층∼지상 4층(연면적 1만1043㎡) 규모인 물류센터의 지하 2층, 지하 1층, 1층, 3층, 4층에서 4명씩, 지상 2층에서 18명이 발견됐다. 화재 당일 공사 중이던 9개 업체 노동자 78명 가운데 절반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절반이 2층에 몰려 있었던 셈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당시 물류창고 지하 2층에서 우레탄폼 희석 작업과 승강기 설치 작업(용접·용단)을 동시에 진행한 게 화재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우레탄폼에서 나온 인화성 유증기가 광범위하게 공기 중에 퍼져 있는데, 엘리베이터 설치 과정 중에 나온 불씨와 만나 순식간에 불이 번지며 크게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이때 폭발로 지하 2층~지상 1층은 패널이 크게 훼손되거나 소실됐다. 하지만 지상 2층은 그을음만 확인됐는데도 희생자는 가장 많이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소방당국은 “2층 이상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불이 나자 본능적으로 1층으로 내려와 탈출하려 했으나 1층에서 올라오는 불길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샌드위치패널과 우레탄폼이 타면서 내뿜는 시안화수소는 27ppm 농도에 10분 동안 노출되면 구토와 호흡곤란 등으로 숨지는데, 실제 화재 때는 그 농도가 더 높다고 한다.
이천/홍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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