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에이케이(AK)백화점에서 방범복과 가스총을 찬 보안요원이 흉기 난동 사건 현장 인근을 지키고 있다. 김기성 기자
지난 3일 금요일 퇴근길에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에이케이(AK)백화점에는 29명의 보안요원이 있었으나, 쉽사리 피의자를 제압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에이케이백화점과 경찰 등의 말을 종합하면, 피의자 최아무개(22)씨가 지난 3일 오후 흉기 난동을 부릴 당시 백화점 안에는 29명의 보안요원이 배치돼 있었다. 범행이 벌어진 1~2층은 보안요원 4명이 담당하고 있었는데, 1명은 최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렸고, 나머지 3명이 뒤쫓았지만 별다른 장비가 없어 흉기를 든 최씨를 제압하지 못했다.
이 사이 최씨는 백화점 밖으로 뛰쳐나갔고, 그를 피해 달아나던 시민 2명이 인근 분당경찰서 서현지구대로 들어가 신고했다. 곧바로 출동한 경찰관은 이날 오후 6시5분께 최씨를 넘어뜨려 제압한 뒤 체포했다.
에이케이백화점 쪽이 배치한 보안요원의 주업무는 백화점 문단속과 질서유지, 에스컬레이터 안전상황 점검 등이었다고 한다. 이번과 같은 흉기 난동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선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셈이다. 실제 이들은 전문 훈련을 받은 경호인력이 아니라 경비 업무를 돕는 용역 하청업체 직원들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평소에는 백화점 안전과 질서유지 업무를 하기 때문에 방검복이나 가스총 등 방호 장구는 착용하지 않고 있다”며 “사건 당일에도 고객 안전을 위해 보안요원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불의의 사고를 막지는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백화점 쪽은 사건 하루 뒤인 4일 오전부터 보안요원들에게 방범봉과 가스총, 방검복을 지급했다. 현재 사건 현장 주변에는 보안요원 6명이 배치돼 있다.
분당 흉기난동범 최아무개씨가 지난 3일 승용차로 돌진한 서현역 에이케이백화점 연결 인도가 부서져 있다. 이 곳에 있던 시민 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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