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피플] 서민의 춘추멍멍시대
![아무리 예쁜 개라도 유기견 센터에 들어오면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시간을 준다고 해서 이런 개들이 입양될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뱅크 아무리 예쁜 개라도 유기견 센터에 들어오면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시간을 준다고 해서 이런 개들이 입양될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뱅크](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16/544/imgdb/original/2019/1105/20191105502162.jpg)
아무리 예쁜 개라도 유기견 센터에 들어오면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시간을 준다고 해서 이런 개들이 입양될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뱅크
6년간 안락사 안 한 보호소 유기견보호센터(이하 센터)는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한다. 그 예산은 늘 부족하다. 사람에게 쓸 돈도 빠듯한 처지에 개한테 돈을 얼마나 쓸 수 있겠는가? 기사에 따르면 센터 운영을 위해 천안시가 쓰는 돈은 연간 4억5천만원 정도란다. 여기에 대해 “개한테 억대의 돈을 쓰다니! 당장 그만둬라!”고 할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이 돈이 수백 마리에 달하는 유기견을 돌보는 데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것을 말이다. 게다가 유기견은 계속 생긴다. 전국적으로 8만마리 이상의 유기견이 매년 발생하고, 천안만 해도 연간 버려지는 개가 1500마리다. 모든 센터가 다 포화상태인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시설을 확장하기도 쉽지 않다. 센터가 혐오시설 비슷한 취급을 받고 있어서다. 냄새가 장난이 아닌 데다 개 짖는 소리도 나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안락사가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쉽게 입양하면 쉽게 버리기 마련. 입양을 좀 까다롭게 하고, 개를 버리는 이도 처벌하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 입양 단계에서 등록비를 비싸게 받고 그 돈으로 전담 공무원을 뽑아 개 관리를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안락사가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쉽게 입양하면 쉽게 버리기 마련. 입양을 좀 까다롭게 하고, 개를 버리는 이도 처벌하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 입양 단계에서 등록비를 비싸게 받고 그 돈으로 전담 공무원을 뽑아 개 관리를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52/568/imgdb/original/2019/1105/20191105502163.jpg)
안락사가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쉽게 입양하면 쉽게 버리기 마련. 입양을 좀 까다롭게 하고, 개를 버리는 이도 처벌하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 입양 단계에서 등록비를 비싸게 받고 그 돈으로 전담 공무원을 뽑아 개 관리를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안락사 0’이라도 개는 불행하다 여기에 더해 천안 센터가 안락사를 안 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이곳에 찾아와 개를 버리고 가는 실정이란다. 결국 천안 센터는 결단을 내렸다. 수용 능력을 넘어서는 개들을 안락사시키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가 반발하는 바람에 8마리만 안락사하고 말았다. 대신 입양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보기로 했다는데, 얼마나 잘 될지 모르겠다. 동물단체의 행동이 이해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센터에 대한 배려가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센터라고 해서 안락사를 좋아해서 하는 게 아니고, 최대한 버티다 도저히 안 되어서 안락사를 하는 건데 말이다. 게다가 안락사를 안 한다고 해서 개가 행복한 것도 아니다. 케이지에 갇혀 최소한의 사료와 물만을 먹는 삶도 안쓰럽지만, 사람의 애정을 갈구하기 마련인 개가 온종일 혼자 엎드려 있어야 하는 것은 정말 보기 딱하다. 한 봉사자의 말을 들어보자. “강아지들은 사람이 보이는 순간부터 엄청 짖는다. 사람만 보이면 그 좁은 자리를 수십번 돌기도 한다. 배가 고플 텐데도 사람이 너무 그리워서인지 미친 듯이 반기며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 개도 있다.” 물론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떨거나 으르렁대며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는 개도 있지만, 그건 그 개가 사람에게 실망해서지, 사람 자체가 싫은 것은 아니다. 애견인이라면 다 알 것이다. 그런 개라고 해도 가정에 입양돼 보살핌을 받는다면 벌렁 뒤집으며 애교를 부리리라. 다음 목격담도 마음이 아프다. “산책을 시켜주려고 바닥에 내려놓았는데, 걷지를 못하는 거예요. 몇 년간 케이지에 갇혀 움직이지 않았으니, 그럴 수밖에요.” _______
시간을 준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리 예쁜 개라도 유기견 센터에 들어오면 망가지는 건 한순간이다. 이전에 센터에서 데려왔던 개가 옴진드기에 걸려 있던 데서 보듯, 각종 질병에 걸린 개도 많을 것이다. 시간을 준다고 해서 이런 개들이 입양될 수 있을까? 개의 안락사를 무작정 막기보다는 있는 개들을 더 잘 보살펴서 입양되게 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물론 안락사가 근원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쉽게 입양하면 쉽게 버리기 마련. 입양을 좀 까다롭게 하고, 개를 버리는 이도 처벌하는 법안이 나와야 한다. 입양 단계에서 등록비를 비싸게 받고 그 돈으로 전담 공무원을 뽑아 개 관리를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어떤 것이든 제발 좀 시행하자. 버려진 개를 보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니 말이다. 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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