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 유럽 3]
한반도와 동북아의 새로운 시대
― 생명평화 고운울림 런던·제네바 한마당잔치
생명평화 물결이 한반도와 동북아 넘어 온 지구공동체를 물들이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이번 순례에서는 런던과 제네바에서 평화단체들과 만나는 시간 가졌습니다. 1월 30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새로운 시대”를 주제로 WCC와 밝은누리가 공동주최한 한마당잔치 열었습니다.
센터에 도착한 길벗들은 WCC(세계교회협의회), ICAN(핵무기폐기국제운동), IPB(국제평화국), QUNO(퀘이커유엔사무소) 벗들과 인사 나누고, 아침 경건회로 마음 모으며 하루 열었습니다.
길벗인 삼일학림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으로 한마당잔치 시작했습니다. 직접 자리하진 못했지만 WCC 총무 울라프 트베이트 님은 영상으로 “WCC는 한국의 자매 및 형제들과 계속 함께 서서 한반도를 위해 기도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한 뜻이 이루어지도록 모든 기독교인을 초대할 것입니다”라고 생명평화 고운울림 기도순례 걸음을 응원하는 이야기 전해주었습니다. ICAN 캠페인 코디네이터 다니엘 호그스타 님도 “여러분이 전달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을 약속합니다. 핵무기는 그 어떤 이유로든 도덕적 정당성을 얻을 수 없습니다”라며 핵 문제의 심각성과 위급함을 호소했습니다.
IPB 이사 애리얼 드니스 님은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를 둘러싼 모든 이해 당사자가 실천해야 할 중요한 단계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가 전 세계에 어떤 긍정적 효과를 미칠지 나누어주었습니다.
이날 오전 순서는 WCC 부총무 이자벨 아파우 피리 님의 발언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자벨 부총무는 순례 기도문이 감동적이었다며 “특히 ‘전쟁을 반대하고, 전쟁연습을 하지 않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백성 되게 하소서’란 대목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우리가 원하는 삶과 창조 세상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라는 소감을 남겨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QUNO 대표 조나단 울리 님은 “사람은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존재라고 믿습니다”라는 말로 한마당잔치에 모인 이들을 하나로 엮어주었습니다. 생명과 평화라는 가치 좇아 여러 모양으로 평화 일구어가는 이들의 이야기 모두 깊은 울림이 되었습니다.
한마당잔치 후에는 함께한 이들과 국제연합(UN) 본부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본부 앞에는 한쪽 다리가 없는 12미터의 거대한 나무의자 ‘브로큰 체어’가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수십 년에 걸쳐 민간인 피해를 양산하는 대인지뢰의 위험성을 경고한 전시물입니다. 이곳에서 한마당잔치 함께한 이들은 한목소리로 생명평화를 구하는 기도 드렸습니다. 더 이상 전쟁과 생태계 파괴로 고통받고 신음하는 생명이 없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1월 27일 아침, 순례 길벗들은 런던으로 향했습니다. 한마당잔치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동하는 차에서 함께 순례노래 불렀습니다. 런던 도심에 위치한 성 에델버가 센터에 도착한 길벗들은 하루를 함께 보낼 평화단체 벗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순례 길벗인 삼일학림 학생들이 런던에서도 평화 울리길 바라는 마음 담아 사물놀이로 한마당잔치 열었습니다.
이날은 CND(핵군축캠페인) 부대표 브루스 켄트 님의 여는 말씀을 시작으로, 밝은누리 철호 님의 ‘생명평화 고운울림 1000일 기도순례’, CCND 공동대표 마틴 틸러 님의 ‘핵무기·나토·핵발전 반대 운동’, XR(멸종저항) 평화 분과 케이트 허드슨 님의 ‘기후변화와 군대, 시민 불복종 운동을 통한 직접 행동’ 뜻나눔과 좌담회로 꾸려졌습니다.
마틴 틸러 님은 “여러분을 맞이하면서 희망이 다가온다고 느꼈습니다. 무기가 없고 전쟁이 없는 한반도, 그것은 남과 북, 동과 서의 선택이 아니라 사람들이 만든 장벽일 뿐이기에 언젠가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체념과 희망 사이에서 희망을 선택합니다”라는 말로 모인 이들의 마음을 밝게 해주었습니다.
한마당잔치 후에는 함께한 이들과 영국 국회의사당 앞뜰로 이동했습니다. 흙과 풀을 촉촉하게 적시는 빗속에서 둥그렇게 모여 한목소리로 생명평화 구하는 노래 불렀습니다. 제국주의 침략과 분단, 전쟁과 생태계 파괴를 짊어진 아픈 과거 돌아보았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또 평화의 때를 준비하는 우리 모두와 뭇 생명들의 평안을 위해 마음 모아 기도했습니다.
“열매를 꿈꾸며 씨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평화의 씨앗 뿌리는 여정이었습니다.” 이번 유럽 기도순례를 갈무리하며 한 길벗이 전한 고백입니다. 생명평화 증언하는 일은 우리를 둘러싼 상황과 무관하게 우리가 늘 마음에 품어야 할 소망입니다. 소망을 삶으로 만들어갈 벗들과 함께 오늘 하루를 살아갑니다.
밝은누리 서울 인수마을에 사는 정성혜 님이 기록한 유럽 기도순례 한마당잔치 이야기입니다.
▲ WCC 에큐메니컬 센터에서 열린 생명평화 고운울림 제네바 한마당잔치
▲ 웨스트민스터 국회의사당 앞뜰에서 함께한 순례기도회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