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 최숙현 선수 가혹행위 사건 특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한체육회 회장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체육회 사무총장의 해임과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요구했다.
최윤희 문체부 2차관은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사건’ 특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 등 체육 단체의 안일하고 소극적인 대응과 부실 조사로 선수가 적기에 필요한 구제를 받지 못했다. 총체적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한체육회장을 엄중 경고하고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의 해임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또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한 대한철인3종협회 3명에 대해선 수사 의뢰와 중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클린스포츠센터 상담 과정에서 보고 사항 누락과 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센터장 등 관계자에게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밖에 대한체육회 지도·감독 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문체부 체육국장을 보직에서 해임하고, 전직 체육국장과 체육정책과장에게는 엄중 주의 조처를 내리기로 했다.
문체부는 지난달 2일 최윤희 차관을 단장으로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경주시 체육회를 대상으로 관계자 30여명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검토했다.
이날 발표를 보면, 최숙현 선수는 4월 대한체육회 스포츠클린센터로 진정 접수를 시도했지만 6일이 걸렸고, 조사관들은 접수 이후 대면조사 없이 최 선수와 3차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돼 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2월 초 공익제보를 받은 뒤 제보 사실을 누설했고, 경주시체육회는 폭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조사됐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쪽은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행정절차를 거쳐 이의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또 1월 클린스포츠센터의 정규·비정규직 10명을 문체부가 전원 감원했지만 체육회가 내부 구성원들을 돌려 배치해 유지한 점, 인권위원회나 경찰 등 사법기구들이 사건을 먼저 인지했음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한 점 등을 거론했다.
장익영 한체대 교수(스포츠사회학)는 “각 담당자의 직무 태만도 문제가 있지만, 매뉴얼이 구체적이지 못하면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제도가 완비돼 있다고 하지만, 시스템이나 매뉴얼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더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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