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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단독] 최숙현이 “원수” 지목한 선수, 폭행 증언 동료들에 4억대 손배소

등록 2021-06-21 10:05수정 2021-06-22 02:20

지난해 7월 철인3종 선수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해 7월 철인3종 선수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의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고 최숙현이 “나의 원수”라고 지목했던 김아무개(32)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 선수가 팀 내 폭행을 증언한 동료 선수들에게 최근 4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3년 전 팀 훈련 때 이들의 과실로 부상을 입었다는 것인데, 소송을 당한 선수들은 보복성 소송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2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는 지난 2일 대전지방법원에 ‘2018년 6월 경주시청팀 사이클 훈련 도중 정지은(대전시청), 편차희(천안시청)의 과실로 인한 충돌로 오른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은퇴하는 등 손해를 입었다’며 4억5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소장에서 “피고들은 사이클 훈련에 임할 당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그럼에도 피고들은 사이클 훈련 도중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급정거함으로써, 바로 뒤에서 시속 40㎞의 속도로 따라오다가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정지은의 사이클과 충돌한 원고로 하여금 선수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했다”고 주장했다.

2007년부터 트라이애슬론 선수로 활동한 김씨는 대전시청, 경주시청 등에서 활약했다. 경주시청에서는 2013∼2019년까지 뛰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김씨는 2018년 6월 부상을 입었고, 2019년 10월 은퇴했다. 김씨는 지난해 이름을 바꾼 뒤 현재 경기체고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코치직을 맡고 있다.

소송을 당한 선수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이번 소송이 경주시청팀 내 폭행을 증언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보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해 국회 기자회견에서 팀 내 폭행 사실을 폭로하는 등 문제 제기에 앞장서왔다. 정지은 선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폭행 가해자임에도 그간 고소를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소송을 걸어와 황당하다. 김씨의 과거 폭행 사실에 대해 고소를 진행하는 등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경주시청팀에서 뛴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씨 또한 이유 없이 뒤통수를 때리거나 욕설을 하는 등 일상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한다. 애초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피해 선수들은 김씨를 고소하지 않았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의 폭행 혐의가 드러나 현재 대구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대구지법은 앞서 1심 재판에서 김규봉 전 감독에 징역 7년, 장윤정 전 주장에 징역 4년, 안주현 트레이너에게 징역 8년, 김도환 전 선수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7월22일 국회 문체위 청문회에서 공개된 최숙현 선수의 다이어리. 연합뉴스
지난해 7월22일 국회 문체위 청문회에서 공개된 최숙현 선수의 다이어리. 연합뉴스

김씨는 지난해 7월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에서 공개된 고 최숙현 선수의 2019년 다이어리에서 “나의 원수”로 김규봉 전 경주시청팀 감독, 장윤정 전 주장 등 다른 가해자들과 함께 지목된 이들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최숙현 선수는 김씨와 가해자들에 대해 “내 인생과 기억에서 사라졌으면 한다”고 적기도 했다.

한편 김씨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보복 목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한 팀 내에서 뒤통수를 때리는 등의 폭행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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