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겨울올림픽]
린지 본, 정강이 부상에도 활강 우승 ‘3수 성공’
21일 슈퍼대회전 도전…‘본 시리즈’ 대박 예감
린지 본, 정강이 부상에도 활강 우승 ‘3수 성공’
21일 슈퍼대회전 도전…‘본 시리즈’ 대박 예감
‘열심히만 노력한다면, 끝내는 보답을 받을 것이다.’ 미국 알파인스키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린지 본(25)의 좌우명이다. 본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휘슬러 크리크사이드 스키장에서 밴쿠버 겨울올림픽 알파인스키 첫 여자 경기로 열린 활강에서 1분44초19로 생애 첫 금메달을 따냈다. 본은 활강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최초의 미국 선수가 되면서 미국에도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서 피커부 스트리트(슈퍼대회전) 이후 12년 만에 알파인스키 우승의 영광을 안겼다.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한 본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팀 동료가 은메달을 따내자 더 기뻐했다. 그는 “내가 결승선에 들어선 뒤 전광판을 보는 순간, 내 이름 밑에 친구의 이름이 있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며 “이 우승의 기쁨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동갑내기 동료인 줄리아 맨쿠서는 0.56초 차로 2위, 엘리자베트 괴르글(오스트리아)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는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개막 직전 기자회견에서 연습 도중 정강이 부상으로 정상적인 레이스가 불투명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하늘이 그를 도왔다. 악천후로 경기 일정이 연기되면서 그만큼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번이 세번째 올림픽 도전이었던 본의 스키 인생은 좌우명 그대로였다. 18살의 어린 나이로 처음 출전한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선 기량 부족 등으로 복합경기(다운힐+회전) 6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기량이 절정기에 올랐던 4년 전 토리노 대회에선 활강경기 전날 연습 도중 부상을 입어 헬기로 이송되는 어려움 속에서도 출전을 강행했다. 비록 8위에 그쳤지만 그의 불굴의 의지는 ‘올림픽 투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08년과 2009년 월드컵 통합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통산 31차례 월드컵 우승, 2차례 세계선수권 우승, 최근 활강경기 5연승 등 최고의 성적을 내며 밴쿠버에 입성했다. 미네소타 세인트폴에서 태어나 2살 때부터 스키를 배운 본은 10살이던 1996년 그의 스키 인생의 정신적 지주가 된 피커부 스트리트를 길거리(스트리트)에서 만나면서 스키에 대한 꿈을 더 키워갔다. 스키를 타기 위해 몇 년 동안 콜로라도까지 기차로 다니기도 했던 본은 현재 콜라로도 베일에 개인 훈련장이 있을 정도로 한 스키클럽으로부터 탄탄한 지원을 받고 있다. 본은 사흘을 쉰 뒤 21일 슈퍼대회전에서 두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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