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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신궁의 후예’…비바람도 적수는 아니었다

등록 2008-08-11 00:29수정 2008-08-11 08:53

한국 여자 양궁 3인방인 주현정·윤옥희·박성현(왼쪽부터)이 10일 베이징올림픽 삼림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금메달 시상식에서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밝게 웃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여자 양궁 3인방인 주현정·윤옥희·박성현(왼쪽부터)이 10일 베이징올림픽 삼림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금메달 시상식에서 응원단을 향해 손을 흔들며 밝게 웃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양궁 단체전 224-215로 중국 꺾고 금메달
빗속에서도 1엔드부터 일찌감치 점수차 벌려
준결승 끝난뒤 폭우…55분간 경기진행 멈춰
천둥이 쳤다. 비는 더 거세졌다. 준결승전 프랑스의 화살이 검은색 4점에 꽂혔다. 마음이, 손이, 활이 흔들린 것이다. 윤옥희(23·예천군청)와 박성현(25·전북도청)의 시위를 떠난 화살은 시속 200㎞ 넘게 날아가 가운데 10점에 박혔다. 문형철 여자대표팀 감독은 “국내 선발전에서도 비바람이 몰아칠 때 경기를 자주 해봤다. (바람이 부니까) 7, 8점 오조준을 해 쏘면 된다. 실력이 있으니 비 와도 걱정 안 했다”고 했다. 폭우 탓에 준결승 끝난 뒤 55분간 경기가 멈췄다. 어둠이 밀려오기 전에 끝나야 했던 경기장엔, 전광판 빛이 비쳤다.

결승 상대는 중국이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도 중국을 만났다. 당시 박성현이 마지막에 10점을 쏴 1점 차로 중국을 따돌릴 만큼 힘겨운 적수다. 지난 4월 2차 월드컵대회 4강전에선 한국이 중국에 졌다.

1엔드(1~6발)가 끝나자, 허공에 빗방울이 다시 그어지기 시작했다. 비가 오자, 7발째 주현정(26·현대모비스)과 8발째 윤옥희가 기다렸다는 듯 연속 10점을 쐈다. 한국은 이어 12, 13, 14번째 활을 모두 10점에 꽂았다. 한국은 3엔드(13~18발)에서 이미 점수를 167-159로 벌렸다. 마지막 24발, 한 발을 남겨두고 214-215, 중국과 1점 차였기에 박성현은 흰색 2점만 쏴도 우승을 가져올 수 있었으나, 그건 체면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10점 만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주현정-윤옥희-박성현 순서로 돌면서 각각 8발씩 쏘는 경기에서 박성현은 5발을 만점 과녁에 보냈다.

특별한 궁사 3명이 모인 특출한 팀 한국이 10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24-215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 단체전이 도입된 1988년 ‘여고생 트리오’ 김수녕·왕희경·윤영숙이 금메달을 딴 이후 한국 양궁이 올림픽 6회 연속 우승이란 대기록을 썼다. 그간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경기 방식이 수없이 바뀌고, 이번엔 비까지 쏟아졌으나 악천후도 이들의 활을 막지 못했다. 김수녕 <문화방송>(MBC) 해설위원은 “등록 선수가 1500여명밖에 안 된다”며 이번 기록의 의미가 적지 않다고 얘기했다.

순서 전략도 통했다. 문 감독은 “활을 빨리 놓아 뒷선수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주현정을 첫번째, 뒷일을 책임져주는 윤옥희를 두번째, 에이스인 박성현을 세번째로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금메달만 따기엔 아쉬운 듯 8강에서 이탈리아를 231-217로 꺾어 2006년 9월 한국(윤미진·윤옥희·이특영, 228점)이 세운 종전 세계신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문 감독은 “국민들의 기대가 너무 높아 정말 힘들다는 걸 느꼈다. 서로 믿고 우리 것만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말해줬다”며 기뻐했다. 한국은 11일 남자 단체, 12일 여자 개인, 13일 남자 개인전에서 또 금을 조준한다.

베이징/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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