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를 수 있는 올림픽 정상은 없다. 더구나 한 국가가 20년간 한 종목의 정상을 지켜낸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이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6개 대회를 거치는 동안 여자 양궁 금메달을 독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모를 땀과 눈물, 그리고 과학적인 지원이 있었다.
국가대표들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 양궁장에서 오후 11시까지 활을 쐈다. 다른 선수들이 모두 잠든 한밤중에도 양궁장에 서치라이트를 밝혀놓고 팔이 더 올라가지 않을 때까지 활 시위를 당긴 것이다.
지난 5월엔 육군정보학교에 들어가 특수훈련도 받았다. 반지하식 콘크리트 건물 안에서 갑자기 귀신 복장을 한 조교들이 나타나는 미로를 지나가는가 하면 살아있는 뱀을 옷 속에 집어넣는 등 자신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을 키웠다.
2001년에는 한국 양궁 선수들이 진해 해군본부에서 극기훈련을 받다가 집단으로 훈련을 거부한 일도 있었다.
그때도 여자선수들은 남아서 끝까지 훈련일정을 소화했다. 이 파문 이후 시들해졌던 정신력 훈련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베이징대회를 앞두고 부활한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지난해와 올해 경기도 번지점프장에서 수차례 수십m 아래로 서슴없이 뛰어내렸다.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라이벌 중국의 소음 응원이 예상되자 이에 대비한 강훈도 이어졌다.
경정장이나 야구장에서 소음훈련을 받는 건 대만 등도 따라하는 기본 코스. 지난해 프레올림픽에서 양궁장을 답사한 뒤 그 환경을 그대로 모방해 태릉선수촌 양궁장에 가상 훈련시설을 만들었고, 7월엔 송파구 방이동 평화의 문 광장에 모의 양궁장을 만들어놓고 소음 적응 훈련까지 거쳤다.
대한양궁협회의 뒷받침도 넘칠 정도로 충분했다. 양궁장 가상훈련 시설이나 평화의 문 광장에 모의 양궁장을 설치하기 위해 수 억원을 틀어 부은 것은 물론이고 중국의 소음응원을 잠재우기 위해 작년부터 올림픽 양궁장 입장권을 9천여 장이나 사들여 대규모 응원단을 만들었다. 응원단이 묵을 호텔방을 잡기 위해 2006년부터 뛰어다녔다는 설명에는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정의선 양궁협회장은 선수 전원에게 동영상과 음악을 재생하는 MP5 플레이어를 선물하는가 하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선전을 당부하는 등 정성을 쏟았고, 7일부터는 베이징으로 날아와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hungwon@yna.co.kr
대한양궁협회의 뒷받침도 넘칠 정도로 충분했다. 양궁장 가상훈련 시설이나 평화의 문 광장에 모의 양궁장을 설치하기 위해 수 억원을 틀어 부은 것은 물론이고 중국의 소음응원을 잠재우기 위해 작년부터 올림픽 양궁장 입장권을 9천여 장이나 사들여 대규모 응원단을 만들었다. 응원단이 묵을 호텔방을 잡기 위해 2006년부터 뛰어다녔다는 설명에는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정의선 양궁협회장은 선수 전원에게 동영상과 음악을 재생하는 MP5 플레이어를 선물하는가 하면 수시로 전화를 걸어 선전을 당부하는 등 정성을 쏟았고, 7일부터는 베이징으로 날아와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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