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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개입으로 뒤숭숭한 충청권 U대회 조직위 [김창금의 무회전킥]

등록 2023-03-08 16:53수정 2023-03-09 02:32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 개최도시로 충청권 4개 시·도가 선정되자 참석자들이 좋아하고 있다.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 유치위원회 제공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 개최도시로 충청권 4개 시·도가 선정되자 참석자들이 좋아하고 있다.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 유치위원회 제공
충청권 4개 시·도의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가 정치적 입김으로 출범하기 전부터 어수선한 분위기다. 공동위원장 가운데 한 명인 대전 시장이 자신의 지방선거를 도운 선대본부장을 곧 출범할 조직위의 실무 총책임자로 내정했기 때문이다. 국제대회 준비를 위한 전문성보다는 선거 논공행상으로 자리를 마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는 이달 하순 창립총회를 거쳐 위원을 위촉하고, 정관을 마련한 뒤 임원을 선출하는 등 골격을 갖춘 뒤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거쳐 5월께 본격 출범할 예정이다. 공동위원장은 대전, 세종, 충북, 충남 4개 시·도의 단체장이 당연직으로 맡는다. 위원은 각계에서 170명을 위촉할 예정이다.

공동위원장은 비상근이어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사무총장이 주도적으로 하게 돼 있다. 당연히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사가 선호된다. 하지만 대전 시장이 자신의 선거를 도운 이를 조직위 사무총장으로 내세웠다가 세계대학스포츠연맹(FISU)의 반발에 부닥치자, 이번엔 새롭게 상근 부위원장직을 신설하는 ‘꼼수’로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 사무총장직은 공개모집으로 다시 뽑겠다고 하지만 결재선이 옥상옥으로 중복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여파로 보통 때보다 2년 늦은 시점에 개최지가 결정됐다. 5월 조직위가 출범한다고 해도 2027년 8월께 열리는 대회까지 3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과거 광주 유니버시아드를 치렀던 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이 탄탄한 국제적인 인맥을 활용해 대회 유치에 성공했고, 내부 인적자원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국제대회 운영 경험이 없는 인사가 실무 부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유치위 안팎을 둘러싼 현장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애초 2027년 세계대학경기대회가 지역 사회의 긍정적 유산이 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대회를 통해 충청 지역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갖춘 시·도로 탈바꿈하기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유치 신청서를 보면 경기장 신축 최소화, 국비를 뺀 지자체별 예상 지출비 1천억원 이하 억제 등 알뜰 대회를 치르겠다고 강조했다. 충청권의 첫 메가 스포츠 이벤트(총비용 5812억원)인 만큼 세계적 추세에 따라 저비용·고효율 대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국제대회를 잘 치르려면 조직위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시설점검부터 정보통신, 자원봉사, 안전, 마케팅까지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과제를 풀어야 한다. 선수단 출입국부터 경기장 이동, 일정 관리와 조정, 국제기구와의 소통 등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치적 보은에 따른 부위원장직 신설 등이 추진되면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세계대학경기의 완벽한 운영을 통해 스포츠 주변부에 머물렀던 지역에 자긍심을 심고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표명했다. 하지만 거창한 구호는 정치권의 제 식구 챙기기로 조직위 출범 전부터 퇴색하게 됐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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