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티아나 마리아(독일)가 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같은 독일 출신의 율레 니마이어의 샷을 받아내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첫째 딸을 낳은 때는 2013년 12월이었다. 4개월 휴식 뒤 테니스 코트로 돌아왔고 2017년 개인 최고 순위(세계 46위)를 찍었다. 2021년 4월에는 둘째 딸이 태어났다. 이번에도 그는 5개월을 쉰 뒤 코트에 복귀했다. 그리고, 1년 만에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4강에 올랐다. 그랜드슬램 대회 35번째 도전 끝에 이룬 결과. 이전까지 그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3라운드(32강전)를 통과한 적도 없었다. 준결승 진출이 결정된 뒤 그는 “1년 전에 애를 낳은 나에게 누군가 ‘당신은 1년 뒤 윔블던 4강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면 나는 미쳤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타티아나 마리아(독일·세계 103위)는 6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같은 독일 출신의 율레 니마이어(97위)에 2-1(4:6/6:2/7:5)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마리아는 34살 생일이 지난 뒤 그랜드슬램 4강전에 오른 6번째 여자 선수가 됐다.
매일 아침 8시30분에 첫째 딸 샬럿과 함께 훈련을 해온 그의 윔블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8강까지 치른 5경기 중 4경기에서 풀세트(3세트) 접전을 벌였다. 경기 시간은 모두 합해 9시간49분이었다. 마리아는 첫째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양손 백핸드를 사용했으나 임신 기간 동안 한 손 백핸드 연습을 해서 지금 효과를 보고 있다.
2022 윔블던 톱4가 됐지만 엄마로서의 삶은 그대로 이어진다. 마리아는 〈시엔엔〉(CNN) 등과 한 인터뷰에서 “내가 윔블던 4강에 오르다니 진짜 미친 것 같다”면서도 “나는 여전히 둘째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줄 것이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상을 살아갈 것이다. 그게 엄마로서 나를 더 자랑스럽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더불어 “내가 아직 코트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은 단지 일부분일 뿐이다. 나는 파이터이고 여전히 매일 꿈을 좇고 있다. 이것이 진짜 나의 아이들이 봤으면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마리아는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남녀 통틀어 아랍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온스 자베르(튀니지·세계 2위)를 만난다. 마리아와 자베르는 아주 친한 사이다. 자베르는 “나는 (마리아) 타티아나와 그의 가족을 너무 사랑한다. 타티아나가 두 아이를 낳은 뒤 힘겹게 준결승까지 올랐는데 동료들이 그를 우러러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의 4강 맞대결은 7일 저녁 9시30분 열린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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