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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영리해진’ 황선우…최적화된 100m 도전도 설렌다

등록 2022-06-21 14:46수정 2022-06-22 02:35

황선우가 21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댓스포츠 제공
황선우가 21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댓스포츠 제공

한국 선수로서 처음으로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황선우(19·강원도청)를 평가할 때 늘 따라붙는 말은 “무서운 성장 속도”다. 혜성처럼 국내 수영계에 등장해, 물살을 가를 때마다 매번 국내외 신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항상 ‘마린보이’ 박태환과 비교되지만, 성인무대에 데뷔하자마자 대선배가 세운 업적을 단숨에 넘어서는 등 그 한계를 가늠하기 어렵다.

서울체고 은사 이병호 감독은 황선우를 “바람을 항상 실현해온 선수”라고 평가한다. 사실 황선우는 항상 ‘기대 이상’을 보여줬다. 애초 이정훈 수영대표팀 총감독은 황선우가 2024 파리올림픽 때 본격적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황선우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지난여름 도쿄올림픽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결선에 모두 올랐다. 한국 수영 역사상 최초였다.

기대 이상 성적을 보여줬던 도쿄올림픽이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당시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50m 구간까지 1위를 유지했지만, 막판 50m에서 주춤하며 7위에 머물렀다. 100m를 49초대에 돌파했다는 취재진 이야기에 “100m까지 오버페이스였으니, 150m부터 왜 밀렸는지 납득이 간다”고 인정할 정도로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다. 코로나19로 국제무대 경험이 적다는 약점이 실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던 셈이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1년 만에 돌아온 황선우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황선우는 21일 새벽(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두나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선에서 능숙한 페이스 조절을 선보였다. 초중반에는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다가 마지막에 힘을 집중하는 영리한 전략이었다.

이날 150m 구간까지는 주로 4위에 쳐져 3∼4위를 다투던 황선우는 마지막 50m에 스퍼트를 내며 끝내는 1위까지 넘봤다. 결과는 한국 신기록인 1분44초47. 비록 1분43초21을 달성한 루마니아 신성 데이비드 포포비치(19)에 밀렸지만, 은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정상에도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황선우는 경기 뒤 “도쿄올림픽에서는 경험이 부족해 초반 오버페이스로 후반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며 “이번에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후반에 스퍼트를 올리는 전략으로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이란 ‘큰물’을 경험하고 성장한 황선우에게, 마지막 50m는 아쉬움이 아니라 기회의 시간이 된 셈이다.

이번 대회 남은 일정이 더욱 기대되는 건, 200m·400m 등 중장거리에 강했던 박태환과 달리 황선우는 100m에 강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병호 감독은 “100m는 순발력, 근력, 파워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반면 200m는 지구력 요인이 많이 영향을 끼친다”라며 “(마이클) 펠프스나 박태환도 100m에선 올림픽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황선우는 이들과 (체질이) 다르다. (황)선우는 100m에 더 최적화된 선수”라고 분석했다. 아직 금빛 물보라를 일으킬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천길 물속보다 가늠하기 어려운 황선우의 성장은 어디까지일까. 황선우는 21일 오후 4시 자유형 100m 예선에서 다시 한 번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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