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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30분 바다와 사투’ 시리아 난민, 올림픽 수영선수로

등록 2021-07-23 04:59수정 2021-07-23 16:21

[2020 도쿄올림픽] 환영받는, 환영 못 받는 선수들은 누굴까
성전환 역도선수 공정성 논란…미얀마 선수에 자국민들 “원망”
이탈리아 체조 선수 바네사 페라리의 뒷 모습. 페라리는 이번이 4번째 올림픽 참가다. 도쿄/AP 연합뉴스
이탈리아 체조 선수 바네사 페라리의 뒷 모습. 페라리는 이번이 4번째 올림픽 참가다. 도쿄/AP 연합뉴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로 불리는 올림픽. 도쿄올림픽에는 전 세계 1만1090명의 체육인이 나서지만 그들 중에는 환영받는 선수들도, 더러 환영받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들은 누구일까.

난민에게 희망을…29명의 도전

도쿄올림픽에는 29명의 난민 선수들이 오륜기를 품고 12개 종목에 출전한다. 선수들 중에는 시리아(9명) 출신이 가장 많고 이란(5명), 남수단(4명), 아프가니스탄(3명) 출신이 뒤를 잇는다. 난민 팀은 2016 리우올림픽 때 처음 참가했다. 당시에는 10명이었지만 이번엔 참가 인원이 늘었다.

수영의 유스라 마르디니(23)는 리우에 이어 도쿄 대회에도 나선다. 그는 시리아 내전이 격화된 2015년 고향을 떠났는데, 정원 초과한 돛단배를 바다에서 3시간30분 동안 밀면서 필사의 탈출을 했다. 현재 독일 함부르크에서 거주 중인 마르디니는 “수영은 내 목숨을 살렸다. 독일에서도 수영은 내 삶의 출발점이 됐다”면서 “시리아에서 자랄 때는 난민이 되는 게 나쁜 것처럼 느껴졌지만, 난민은 안전하게 머물 피난처를 찾는 사람을 뜻한다. 우리는 난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청년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다”며 응원을 부탁했다. 유도 여자 57㎏급에 출전하는 시리아 출신의 세 아이 엄마, 산다 알다스(31) 또한 “올림픽 참가로 그저 난민이 아니라 사회의 한 일원으로 어울릴 수 있게 돼 기쁘다. 스포츠는 우리에게 큰 동기 부여가 됐다”고 밝혔다.

난민 팀의 유스라 마르디니. SNS 갈무리.
난민 팀의 유스라 마르디니. SNS 갈무리.

‘공정’ 논란 이는 트랜스젠더 선수

뉴질랜드 역도 대표 로렐 허버드(43)는 트랜스젠더(성전환) 선수로 올림픽에 참여한다. 올림픽 125년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허버드는 ‘개빈’이라는 이름으로 105㎏급 남자 역도 선수로도 활약했다. 2013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15년 성전환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하며 그 또한 여자 경기 출전 자격을 얻었다. 2015년부터 남성 호르몬 수치 검사를 해왔고 2016년 12워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아이오시 등이 제시한 수치 이하로 떨어졌다.

허버드의 도쿄올림픽 참가가 허용되자 공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올림픽 무대에서 함께 경쟁할 선수들 또한 의견이 갈린다. 허버드는 2017년 뉴질랜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은 내 역할이나 목표가 아니다. 그들이 나를 지지해주길 바라지만 그들에게 강요는 할 수 없다”면서 “많은 뉴질랜드인이 내게 베풀어준 친절과 지원은 감사하다”고 했다.

독일 〈디피에이〉(DPA) 통신에 따르면 이번 도쿄올림픽에는 허버드 외에도 최소 141명의 성소수자가 참가한다. 이는 역대 최대 숫자다.

뉴질랜드 역도 대표팀 로렐 허버드. AP 연합뉴스
뉴질랜드 역도 대표팀 로렐 허버드. AP 연합뉴스

미얀마 배드민턴 선수 테 타 투자. 올림픽 누리집 갈무리
미얀마 배드민턴 선수 테 타 투자. 올림픽 누리집 갈무리

자국민에 원망 듣는 미얀마 대표

미얀마 선수들은 가슴에 국기는 달았지만 자국민의 응원은 받지 못할 전망이다. 군부 쿠데타 정부 아래 파견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미얀마 수영 국가대표 윈 테 우 등이 “국민의 피로 물든 국기 아래 행진하지는 않겠다”며 올림픽 불참 선언을 한 가운데 테 타 투자(배드민턴), 옌 툰 나웅(사격) 등 2명은 미얀마 대표로 출전을 결정했다.

미얀마에서 대중적 인기를 끌던 테 타 투자(22)에 대한 시민들 반감은 아주 크다. 데 타 투자의 부모 모두 배드민턴 국가대표 출신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이상 네가 자랑스럽지 않다”거나 “절대 응원하지 않겠다”며 원망 어린 감정을 쏟아내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 시민운동이 이어지고 있으며 현지 인권단체는 군사 진압으로 10일까지 899명의 시민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6월말부터 코로나19까지 확산되면서 더욱 혼란스런 상황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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