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가 윔블던 단식 우승 직후 관중석의 어린이팬과 셀피를 찍는 모습. 런던/AFP 연합뉴스
6살 꼬마 팬을 실망시킬 수는 없었다.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2020 도쿄올림픽 참가를 공식화했다.
조코비치는 16일(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세르비아 대표팀에 합류하겠다. 도쿄행 비행기를 예약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일본의 테니스 신동으로 불리는 6살 고지로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도쿄에서 만나~”라는 영상도 함께 올렸다. 그는 “나의 어린 6살 팬을 실망시킬 수 없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남자 테니스 사상 첫 ‘골든 슬램’ 대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윔블던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올림픽 참가는 50-50”이라고만 밝힌 바 있다.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남자단식을 휩쓸며 메이저대회 통산 20회 우승을 채웠다.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록으로 남은 유에스(US)오픈까지 우승하면 로드 레이버(1969년) 이후 처음 ‘캘린더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를 한 해에 모두 우승)을 이루게 된다. 여기에 도쿄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 한 해 4대 메이저대회와 올림픽을 모두 우승하는 ‘골든슬램’을 이루게 된다. 여자 단식에서는 슈테피 그라프(1988년)가 유일하게 골든슬램을 달성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페더러, 나달 등이 이미 불참을 선언했다. 페더러는 무릎 부상 회복, 나달은 무관중 경기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프랑스오픈 우승 직후 라켓을 어린이팬에게 선물할 정도로 평소 어린이팬 사랑에 끔찍했던 조코비치는 장고 끝에 도쿄행을 선택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