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와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드. 유럽축구연맹 트위터 갈무리
1년 만에 두 거인의 재대결이 성사됐다. 설욕을 별러온 맨체스터 시티가 레알 마드리드와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조우했다.
맨시티는 20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 방문경기를 1-1 무승부로 틀어막고 합산 점수 4-1로 4강에 올랐다. 3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이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이로써 챔스 준결승 무대를 열 번 밟은 역사상 첫번째 감독이 됐다. 영광스런 기록이지만 불안감이 스민다.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이기 때문이다.
약 1년 전에도 두 팀은 4강에서 맞붙었다. 맨시티가 안방에서 1차전 4-3 승리를 거뒀고 마드리드 방문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신고하며 승리를 목전에 둔 듯 했으나 후반 막판 호드리구에 멀티골을 내주며 연장 승부 끝에 1-3으로 패배,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됐다. 맨시티를 꺾으며 ‘우주의 기운’ 위에 올라탄 레알은 구단 역사상
14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유럽 최강’이라는 왕좌는 맨시티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였다.
레알의 전력은 여전하다. 첼시와 8강 1·2차전 모두 2-0 완승을 거두며 16번째(역대 최다) 4강행을 결정지었다. 1년 전 맨시티와 경기에서 극장 멀티골을 작렬했던 22살 신성 호드리구는 첼시와 2차전에서도 두 골을 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미 챔스 득점은 대선배
지네딘 지단(14골)과 동률이다. 승부처에서 빛나는 백전노장 카림 벤제마부터 지난 시즌 결승전 최우수선수(MVP)인 수문장
티보 쿠르투아까지 물샐 틈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드리구(왼쪽에서 셋째)가 지난 18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첼시 방문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드(왼쪽에서 둘째)가 19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 방문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포효하고 있다. 뮌헨/AFP 연합뉴스
다만 맨시티도 달라진 점이 있다. 엘링 홀란드다. 입단 첫 해
리그(32골)와
챔스(12골)에서 득점 선두를 쌍끌이하며 온갖 기록을 연쇄 격파 중인 홀란드는 존재 만으로 승부의 1번 변수다. 맨시티의 챔스 숙원을 풀어줄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던 그의 합류 덕에 에이스 케빈 더브라위너의 도움 능력도 만개했다. 더브라위너는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3개의 도움을 기록 중이다. 유럽 5대 리그 1위다. 치명적 듀오에 기대를 건다.
맨시티는 올 시즌 챔스 최다 득점(26골)에 최소 실점(4골) 팀이다. 레알은 지난 10년 간 다섯 번 챔스 정상에 섰다. 유럽 최고를 가릴 ‘실질적 결승전’은 현지 기준으로 다음 달 9일 마드리드에서 킥오프한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