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야구·MLB

‘우투좌타’ 허와 실

등록 2009-02-17 21:14수정 2009-02-17 21:14

김양희 기자
김양희 기자
김양희 기자의 맛있는 야구 /

고교야구가 몸풀기에 들어갔다. 남쪽에서 겨울훈련을 하던 팀들은 현재 군산·강진 등지에서 한창 경기를 하고 있다. 3월 열리는 황금사자기에 맞춰 서서히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다.

각 구단 스카우트들은 한 목소리로 고교야구의 현재 트렌드가 ‘우투좌타’라고 전한다. 오른손으로 던지되, 타석에선 왼쪽에 들어서는 선수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복근 두산 스카우트 차장은 “몇년전부터 우투좌타 쏠림현상이 심화됐다. 지금은 한 팀의 9명 선발라인업에서 평균 3명이 우투좌타 선수들이다. 원래 왼손잡이 선수까지 치면 팀당 4~5명이 왼쪽 타석에 선다”고 말했다. 군산상고의 경우는, 선발라인업에서 6명이 좌타자란다.

처음부터 우투좌타인 선수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은 만들어진 선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오른손잡이 아들이 발이 빠르니까 야구부에 들어가자마자 감독이 곧바로 왼손 타격훈련을 시켰다”고 했다. 왼쪽타석에 서면 1루 베이스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오른쪽 타석에 섰을 때보다 두 걸음 정도 절약할 수 있고, 그 만큼 1루에서 세이프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최근에는 발빠르기에 상관없이 왼손으로 방망이를 칠 수만 있다면 너도나도 왼손잡이를 만들고 있는 추세다. 손차훈 에스케이 스카우트는 그 이유를 프로야구 1세대 감독들의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지금 고3인 학생들은 프로야구 1세대들이 아마추어 지도자를 시작한 때 막 야구를 시작한 선수들이다. 프로에서는 왼쪽타자가 유리하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이면 바로 타격을 바꿔버린 것 같다.”

좌타자 쏠림현상은 가능성있는 오른손 거포의 싹마저 처음부터 잘라버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현재 고교야구는 오른손 거포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데, 대회 기간 내내 단 1개의 홈런포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나무방망이를 쓰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대기에는 상황이 자못 심각하다. 지난해 신인왕 최형우(삼성)나 타격 3관왕 김현수(두산)는 모두 초등학교 때 ‘만들어진’ 왼쪽타자(우투좌타)다. 아마추어 야구계의 무분별한 왼손잡이 만들기는 앞으로 닥칠 프로야구의 오른손 거포 실종시대를 예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양희 기자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