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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야구 대표팀 ‘시드니 올림픽 설움’ 날렸다

등록 2008-08-14 00:40

13일 베이징올림픽 야구 본선 풀리그 1차전에서 야구대표팀에 7-8로 패한 뒤 데이비 존슨 미국대표팀 감독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공식 인터뷰도 하지 않고 구장을 빠져 나가 미국 기자들의 원성을 들었다.

그만큼 충격적인 패배였다는 뜻이다. 2006년 각국 최고 스타들이 모여 자웅을 겨룬 야구 국가 대항전이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에 무릎 꿇은 데 이어 중요한 국제 경기에서 두 번째로 졌다.

메이저리거가 빠진, 마이너리그 트리플A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다고 하나 미국 대표팀은 '야구 종가'의 자존심을 세울 이들로 로스터를 꾸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야구가 정식종목에서 제외됐기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은 또 한번 금메달을 희망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가 잇달아 터져 나오면서 미국은 이날 손에 다 넣었던 승리를 놓쳤다. 존슨 감독의 분노는 기본기가 무너진 선수들에게 향한 지도 모른다.

쿠바, 일본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이 기다리고 있기에 미국에는 이날 패배가 단순한 1패 이상의 충격이 될 전망이다.

반면 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꿈을 무너뜨린 미국을 상대로 꿈같은 역전승을 일궈내며 멋진 설욕에 성공했다.

당시 김응용(삼성 사장)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구대성(한화) 정민태(은퇴) 등 스타 선수들을 총망라해 시드니올림픽에 나섰던 대표팀은 미국과 준결승전에서 어처구니 없는 오심 탓에 결승 진출 티켓을 내줬다.

당시 1,3루에서 두 차례나 아웃이 세이프로 뒤바뀌는 바람에 대표팀은 경기 막판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연장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고 아쉽게 패했다.

2년 전 WBC에서 미국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대표팀은 8년 만에 벌인 올림픽 리턴 매치에서 승리하면서 미국에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팀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다.

한국과 일본야구는 단기전을 운용하는 노하우가 탁월해 WBC, 올림픽 등 단판 승부에서는 쿠바, 미국과 대등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다.

특히 빠른 발과 번트, 장타, 홈런 등 한국 야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면서 '빅 볼' 정공법으로 맞선 미국을 두 번이나 연속 넘어섰다는 점에서 선수들이 갖는 자신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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