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전 김경문 감독 = 2008베이징올림픽이 계속된 13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 제2필드에서 열린 한국-미국전에서 김경문 감독이 미국 존슨 더베이 감독, 심판과 경기 시작에 앞서 상의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13일 베이징올림픽 본선 첫 경기에서 8-7, 케네디 스코어로 미국에 짜릿한 뒤집기 승리를 거둔 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은 "나도 놀랐을 정도로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경기가 끝난 뒤 "너무 힘든 게임이었다. 많은 팬들의 응원이 여기까지 전달돼 이긴 것 같다"며 승리의 공로를 야구팬과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어 "밝힐 수는 없지만 어제 밤 아주 좋은 꿈을 꿨다. 오늘 이긴 걸 보니 올림픽에서 일이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9회말 짜릿한 재역전 드라마에 담긴 행운이 결코 범상치 않은 것임을 시사했다.
김 감독은 "9회 등판한 한기주가 첫 타자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팀 마무리이기에 계속 믿고 마운드에 뒀다"면서 소속팀 두산 베어스를 이끌던 '믿음의 야구'를 대표팀에서도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선발 투수로 나와 4⅓이닝 동안 3점만 줘 승리의 발판을 놓은 봉중근(28.LG)은 "경기 초반 직구 구속이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그래서 변화구를 주로 던졌는데 미국 타자들이 체인지업만 노리고 들어오는 것 같아 2회부터 직구로 다시 패턴을 바꿨고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9회말 대타로 나와 좌선상을 타고 가는 시원한 2루타로 역전승의 물꼬를 튼 승리의 일등공신 정근우(26.SK)는 "9회 초 역전이 되자마자 감독님이 내게 대타를 준비하라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 나가려고 타석에서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마무리 투수 제프 스티븐스가 던진 초구 직구가 좋았는데 이를 놓쳤다. 이후 변화구를 봤는데 제구가 썩 좋지 않아 직구만을 노렸고 좋은 타격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택근(29.히어로즈)의 평범한 2루 땅볼에 홈을 쇄도한 것에 대해 정근우는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갔다면 뛰다 다시 3루로 돌아왔겠지만 타구가 2루수 옆쪽으로 가 홈에서 세이프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마구 뛰었다"며 해맑게 웃었다.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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