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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둑

목진석 감독, 항저우 아시안게임 ‘만리장성’ 넘는다

등록 2021-11-18 06:59수정 2021-11-18 09:15

[한겨레TV 스포츠왓수다 출연]
2016년부터 바둑대표팀 사령탑 맡아 지휘
신진서, 박정환 등 집단연구로 전력 강화
‘독한’ 기풍에 중국어 등 구사 다재다능

박정환 9단의 삼성화재배 우승, 신진서 9단의 엘지배 4강전 커제 격파. 이달초 일어난 두 개의 사건은 바둑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중국세에 밀렸던 한국바둑의 ‘반격’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여러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한국 바둑대표팀의 집단연구 기풍도 한몫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목진석(41) 대표팀 감독은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한겨레TV ‘스포츠왓수다’에 출연한 목진석 감독은 “우리나라의 선수층이 중국에 비해 엷지만, 국가대표팀에서 실전 훈련과 연구 등으로 서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방식의 대국 등 환경변화에 기사들이 잘 적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 한국 바둑은 상승세다. 2월 엘지배와 농심배, 9월 춘란배, 11월 삼성화재배의 우승컵은 모두 한국이 챙겼다. 중국의 강호 커제 9단은 엘지배 결승에서 신민준 9단, 농심배에서 신진서, 삼성화재배 8강에서 김지석 9단, 엘지배 4강에서 신진서에게 당했다.

목 감독은 “2010년대에 들어 절치부심한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지만 다시 변화가 생겼다. 서로 경쟁하면서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알파고-이세돌’ 대결 이후 대세가 된 인공지능의 활용에도 한국이 잘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1위 신진서는 ‘신공지능’으로 불릴 정도로 정밀한 수읽기를 자랑한다. 목 감독은 “신진서 9단은 인공지능과의 대국을 자기식으로 흡수·활용하면서 실전능력을 더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인 목진석 9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인 목진석 9단.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물론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서 나라별 바둑의 특징이 사라지고, 비슷하게 수렴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목 감독은 “일본은 전통적으로 모양과 예, 도를 중시했고, 일찍이 바둑이 스포츠로 분류된 중국에서는 실전바둑 유형이었다. 한국은 둘을 융합하면서 응씨배 초대 우승 이후 세계를 장악했다”고 했다. 그는 “나라와 기사마다 고유의 기풍이 있었는데,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사라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중·일의 대결은 멈출 수 없다. 대표팀을 이끄는 목 감독의 시선은 내년 9월 예정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쏠려 있다. 남·여 단체전, 남자 개인전 등 3종목에 금메달이 걸려있는데, 한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종목(남·여 단체, 혼성)을 석권한 바 있다. 목 감독은 “중국과의 결승 대결을 예상하고 있다. 내년 4~5월에 대표팀이 구성되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목 감독은 2016년부터 대표팀을 단련시켜 왔다. 속성으로 성과를 내기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격려하면서 원팀을 구성했다. 중국어,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 구사 능력으로 상대 팀의 정보나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목 감독의 장점이다. 김만수 8단은 이런 목 감독에 대해 “천재성과 노력, 두 가지를 동시에 겸비했다. 대표팀을 잘 이끌어가는 것은 그의 인품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표팀에 매이면서 바둑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것은 마음에 걸린다. 목 감독은 “대표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승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했다.

다재다능한 목 감독이지만 자기 일은 풀 수가 없어 보인다. 인공지능보다는 인간의 바둑에 가까운 그의 운명이다. 그의 ‘독한 바둑’을 보기 위해서는 팬들이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제작진

프로듀서 | 이경주 김도성

취재/진행 | 김창금 김우석

기술 | 박성영

카메라 | 장승호 권영진 배수연

색보정 / 종합편집 | 문석진

연출 | 이경주

제작 | 한겨레TV X 이우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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