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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클하’ 해도 될까요?

등록 2021-03-11 08:00수정 2021-03-11 09:56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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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활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은 요청이 올 때가 있습니다. 강연이나 방송 출연 같은 것 말입니다. 전통 음식, 외식, 먹거리 글쓰기 등 다양한 주제로 꽤 여러 차례 강연을 했지요. <여성시대>(MBC)도 한동안 출연했었고, 설이나 한가위 같은 명절엔 어김없이 전통 음식을 방송에서 소개했답니다. 꼭두새벽 <한국방송>(KBS)에 가 ‘세계 음식’을 소개한 적도 있지요. 한 대학에서 한 학기 강의도 했습니다. 요리사가 꿈인 친구들에게 ‘레시피 쓰는 법’을 포함한 ‘음식 비평’ ‘음식 글쓰기’를 가르쳤죠. <찾아라, 맛있는 TV>(MBC)에 출연했을 때는 제 말이 통편집되는 수모도 겪었습니다.(한 후배의 아내는 꽃단장하고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저를 보고 ‘신사임당’인 줄 알았다나요.)

말하기란 하면 할수록 어렵더군요. 자신감은 뚝 떨어지고, 두렵기까지 하더이다. 공포가 커지자 급기야는 방송 초창기부터 자문했던 <수요미식회>(tvN)가 시즌2를 시작하면서 고정 패널로 나와 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그것도 거절했습니다. 어쨌든 거절 횟수가 늘자 이젠 요청이 뜸합니다. 물론 마음은 편합니다. 미련도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의문은 남습니다. 왜 하면 할수록 저의 말하기는 늘지 않은 걸까요? 후회될 정도로 더듬거리는 말투는 고쳐지지 않는 걸까요? 지난 일은 잊자는 게 인생 철학이라서 굳이 곱씹어 마음의 상처를 남기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은 또 ‘클럽하우스’(쌍방향 음성 기반 에스엔에스)가 난리더군요. 초대받아서 등록을 하긴 했는데, 도무지 말하기 방에 들어갈 엄두가 안 납니다.

그런데 이번 ESC 커버 주제 ‘말 잘하는 법’을 읽고 난 후 이유를 알았습니다. 전 ‘자신의 말 모니터링하기’에 게을렀더군요. 처음부터 말 잘하는 이는 없다고 합니다. 잘못을 알았으니 이제라도 고쳐야 하나요? 누구나 자기 말을 할 수 있는 시대, 독자님의 선택이 궁금합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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