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개발한 것 중 중독성이 가장 강한 건 무엇일까요? 전 패스트푸드를 첫 번째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으렵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버거킹, 맥도날드, 서브웨이 등 미국 브랜드들을 쉽게 발견합니다. 바삭하면서도 짜고 단 버거 맛은 한번 맛보면 뇌리에서 도저히 지울 수 없지요. 하지만 아무리 맛난 음식이라도 전 세계에 수십만개의 지점을 낼 정도로 퍼질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유가 궁금합니다.
미국 패스트푸드 역사를 살펴보면, 대량 생산의 획기적인 계기가 된 건 특수한 기계가 개발되면서부터입니다. 1965년 특이한 오븐이 개발됐는데, 거기에 찬 음식을 넣으면 몇 초 만에 따스하게 데워졌다고 합니다. 패스트푸드 업계가 미리 음식을 만들어 놓고 빨리 팔수 있었던 건 오로지 이 기계 덕분이었지요. 이걸 계기로 브랜드들은 전국적으로 지점을 확장해 갔다고 합니다. 요즘 먹거리 동네엔 로봇 서빙, 로봇 바리스타 등 우리가 상상도 못 한 혁신이 펼쳐지고 있는데요, 불현듯 패스트푸드용 오븐 개발이 떠올랐지요. 로봇이 우리의 식탁을 어디로 데려갈지 걱정이 앞섭니다. 다만 최근 소식 중 하나는 ‘로봇이 만든 음식은 맛이 없다’란 미국 전문가들의 평이 퍼지고 있답니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아직 모르겠습니다.
특수 오븐 개발이 패스트푸드의 전 지구화를 부를 줄 몰랐듯이,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일상을 어떻게 바꿀지 알 수 없습니다. 비대면 활성화, 재택근무 확대, 배달 음식 호황 등은 이미 닥친 일이 되었지요. 그런데 뜻밖에 신선한 얘기가 들리더군요. 지금 제주는 신혼부부로 ‘만석’이라는 겁니다.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항공 티켓을 취소한 신혼부부들이 고육지책으로 제주를 선택했는데, 뜻밖에 만족도가 높다는 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보석 같은 ‘웨딩사진 촬영지’ 등을 말입니다. 은혼식이나 재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