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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200년 전 손 씻기 스토리

등록 2020-03-26 09:22수정 2020-03-26 09:36

손 씻기. 픽사베이
손 씻기. 픽사베이

19세기 헝가리에는 의사 이그나즈 제멜바이스가 있었습니다. 그가 일하는 병원의 한 병동에서는 유독 죽어 나가는 산모가 많았답니다. 사망률이 무려 10%에 달했다지요. 다른 병동은 4% 정도여서 그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유가 뭘까?’ 조사에 나선 그는 진실을 알게 됐지요. 전자는 출산을 돕는 이가 의사였고, 후자는 조산원이었지요. 이들 사이엔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었어요. 핵심은 ‘시신을 만진 손’이었어요. 의사들은 시체를 만진 손으로 아기도 받은 겁니다. 그 차이를 발견한 그는 염화칼슘액으로 ‘손 씻기’를 제안했고, 결국 그 병동의 산모 사망률은 다른 병동과 비슷해졌지요. 그는 자신의 조사와 해결책을 거창하게 발표했으나 당시 의료업계는 그의 과학적 이론엔 허점이 많다면서 배척했다지요. 원인을 의사들의 행동에서 찾았으니 짐작이 가는 바입니다. <슈퍼 씽킹 모든 결정의 공식>에서 이 사례를 읽으면서 요즘 일상이 된 ‘손 씻기’가 자동센서처럼 떠올랐어요. 무려 200년 전에도 손 씻기는 매주 중요한 습관이었더군요. 어찌 보면 사소할 습관인데 말이죠. 이 하잘것없어 보이는 행동이 나비의 효과처럼 누군가의 인생을, 무언가의 결과를 바꿀 수 있다면 그것만 한 공포도 없습니다.

요즘 손 씻기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도 실천에 옮기는 이들이 많습니다. ‘집콕’ 하다 보니 예민해지는 이들도 많다는군요.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말과 행동에 검수의 예리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에게 스트레스를 안 주려면 말이죠. 그래야 자신의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또 한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즐거운 ‘나 홀로 식사’를 차리는 것이죠. 어떻게요? 이번 주 ESC가 차분하게 소개합니다.

참, 의사 제멜바이스는 어떻게 됐을까요? 노벨상이라도 탔을까요? 본래 극적인 해피엔딩은 역전에서 오지요. 하지만 다들 아시겠지만, 인생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제멜바이스는 실성했고, 47살에 죽었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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